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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비야 May 10. 2023

아기는 언제 어린이가 될까?(1)

우리아기♡ 금지령-7세 소집단 그룹-

7살 딸아이가 부쩍 예쁘다. 나는 사랑스러움을 가득 담아 "우리 아기♡"하고 부른다. 두 아이는 마치 처음 있는 일인듯 서로를 마주보다 "일곱살인데 이제 아기는 아니지"한다. 나는 "엄마한테는 언제나 아기야!"하고 우기지만 어림없다.

"할머니가 할머니한테는 엄마, 아빠도 아기라고 했지? 그러니까 너희들도 엄마한테는 언제나 아기야."하고 말하자 "에이, 어떻게 어른이 아기야!"하며 철벽 방어한다.


불현듯 만으로 나이 체계를 통일시킨다고 했을 때 아이들 표정이 떠오른다. 마치 아끼며 모아둔 보석을 빼앗겼거나 차곡차곡 쌓은 블럭 몇 층을 철거당하는 표정이었다. 대부분의 어른들이 한, 두살 어려지는 나이로 농담할 때 두 아이는 "왜에?"했다.  아이들에게 '아기'와 '어린이'구분은 민감한 사안이다.


오늘 반아이들과 이 문제를 이야기했다. 앞의 에피소드를 들려주자

"우리 엄마도 그래요.", "우리 할머니는 예쁜 강아지야"해요, "우리 공주님할 때도 있고 딸내미라고 할 때도 있어요."한다.

이 말들을 들을 때 기분이 어떠냐고 묻자 따뜻하고 좋은 느낌이란다.


아기에 대한 이미지를 이야기로 모은다. 저출산의 이유들이 이야기 속에서도 읽힌다[귀찮다, 기저귀에 똥을 싼다, 장난감에 계속 침을 묻힌다, 자꾸 울어서 시끄럽다, 내 장난감을 매일 빼앗는다, 우는 것 밖에 못한다, 스스로(도움없이) 못걷는다, 그런데 귀엽긴하다.]


너희들은 아기일 때 어땠어? 하니 [어려서 모르죠]하거나 베시시 웃으며 질문을 피한다.


아기가 들어간 말을 들려준다.

[아이구, 우리아기~♡]

[으이구, 아기네 아기]

뉘앙스로 '아기'에 담긴 긍정과 부정적 의미를 찾아낸다.


아기는 언제 어린이가 되는지 물었다.

[만장일치 4살](왜지?궁금하다)

[4살이 되면 말을 잘한다, 혼자 걸을 수 있다]

[그런데 내 동생은 3살인데 말을 되게 잘해요! 어려운 말도 잘써요!](ㅎㅎ)


한 아이가 "그런데 우리 할머니는 엄마한테 아기래요. 어른인데"하자, 어른은 아기가 될 수 없다와 나이가 더 많은 사람은 아기라고 부를 수 있다로 나뉜다. 나는 그럼 원장선생님은 선생님한테 왜 아기야~하고 안부르냐고 물었다. [안친하겠죠]하는 아이의 말에 웃음을 참을 수 없다. [가깝거나 가족이 아니니까요]하며 아이는 말을 정정한다. 여전히 몇몇은 어른은 아기가 될 수 없다며 친구의 이야기를 부정한다.


내 질문은 [7살에게 우리 아기~♡하고 불러도 괜찮지 않을까?]하며 다시 에피소드로 향했다. 그러자 한 명을 뺀 9명의 아이들은 모두 안된다고 했다.(ㅠ.,ㅠ....왜에)

나머지 한 명의 아이는 [장화신은 고양이]포즈로 다가와서 "나는 다람쥐야, 우리아기~♡ 좋아요"하며 나를 안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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