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두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고 나는 카페에 왔다. 곧 나는 엄마, 아빠를 만나 점심을 먹을 거다. 내 아이들의 메뉴는 학고 안심 알리미를 통해 앱으로 확인했다. 정보를 가진다는 것은 마음을 안정시켜준다. 메뉴를 확인하는 것만으로도 떨어져 있지만 아이들이 어떤 행위를 하는 시간인지 알 수 있어 좋다. 하교한 후 "오늘 도다리쑥국 먹었지?"하고 말하면 "도대체 어떻게 아는거야?"하며 맞장구치는 아이의 텐션에 즐겁다.
# 2.
어제 수영 강습 시간에 접영을 배웠다. 선생님이 "요거는 잘하네."하고 말씀하셨다. 운동 신경이 매우 없는 내게 그 말은 최고의 칭찬이었는데, 첫째는 내 기분에 다른 해석을 내놓는다.
"그거는 다른 건 다 못하는데 이것만 잘하네! 이런 말 아니야?"
"아니야, 다른 건 다 못하지만 요거라도 잘하네인가?(말 하다보니 스스로 말림)아니지, 접영을 잘 한다는 단순한 칭찬인데, 너 엄마 칭찬에 그렇게 찬물 붓기 있어?"
깔깔깔. 아침부터 엄마 놀리는 재미를 즐기는 첫째다.
# 3.
어제 수영 강습을 다녀온 첫째가 말했다.
"엄마, 대박 소식! 나 오늘 자유형을 네 바퀴 했어!"
"응? 왕복 네 바퀴? 가는 거 한 번, 오는 거 한 번, 이렇게 네번??"
"아니, 왔다가 갔다가 네 번! 대단하지?"
"오~ 대박!"
"응, 근데 엄마, 오늘이 만우절이잖아? 그래서 (큭큭) 선생님이 같이 수영하는 형아가 평형을 제일 하기 싫어하거든, 선생님이 평형 안한다고 거짓말 했는데 형아가 너무 좋아했어. 그런데 평형을 했어. 웃기지?"
(웃긴가? ^_____^)
"그 형이 짜증냈겠네? 그럼 만우절이라서 네 바퀴도 거짓말??"
"(깔깔깔) 아니지~ 그거는~~(깔깔깔) 진짜지. 진짜 네 바퀴했어!"
"알았다. 만우절이지만 아닌 걸로 생각하지!"
"(깔깔깔) 진짜라니까~!"
"알았다니까~~!"
오랜만에 4월 1일이 만우절인지 알았다. 아이를 놀려먹는 것은 언제나 꿀잼이다.
# 4.
초등학교 1학년 교실에 별, 동그라미, 세모 보상체계를 알고나서 나는 초딩 엄마들의 바이블인 [만점왕]교재를 주문했다. 불안감이 높은 아이에게 집에서의 연습은 마음을 안정시키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만점왕 1학년 1학기 교재는 국어와 수학만 있는데 첫 장은 당연히 너무 쉽다. 수학은 첫 단원에서 1~5, 6~9까지 배운다. 단원마다 10문제 또는 11문제 정도가 있다. 첫 장을 풀고 채점하여 200점을 표시해두었더니 윤이는 내게 부탁한다.
"엄마, 딱 한 장만 더 풀면 안돼?"
"안 돼! 이건 내일 해야 되는거야."
나는 초콜릿을 숨겨두듯 일부러 학습지로 밀당을 한다.
"아! 조금만 더 하고 싶다."
"그러면 다음꺼 엄마랑 한 번 보면 내일 한 장 더 풀 수 있는데 그렇게 할래?"
"좋아, 좋아~!"
가다가 멈추었다가 다시 가는 것이 우리 모녀의 특기라 언제까지 '공부하는 분위기'가 지속될지 모르지만 공부하고 싶어 안달인 둘째의 모습을 보는 것이 재미있다. 공부가 재미없다는 전제는 내가 가지는 가장 큰 오류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