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목소리

누구에게 귀 기울이는가?

by 나비야

# 1. 권리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권리'를 검색하면 [1. 권세와 이익, 2. 어떤 일을 행하거나 타인에 대하여 당연히 요구할 수 있는 힘이나 자격. 공권, 사권, 사회권이 있다]라고 정의되어 있다. 권리라는 말 속에는 '당연히 요구할 수 있는'이라는 말이 전제되어 있지만 우리는 모두 권리를 내세울 수 있는 사회에 살고 있는가?


# 2. 어린이의 이야기, 우리는 누구에게 귀 기울이는가?

얼마 전, 국립박물관에 다녀왔다. 박물관 내 어린이 박물관에서는 만족도 설문이 진행중이었다. 박물관 선생님은 설문에 참여하면 선물을 준다고 하셨고, 그 말을 들은 1학년 우리집 아이는 내 옆에서 설문지에 체크하기 시작했다. 아이가 설문지를 완성하여 박물관 선생님께 제출하자 당황하시며 '엄마가 벌써 냈는데... '하고 말씀하셨다.

나는 어린이 박물관의 만족도를 조사하기 위한 대상에 나와 아이 중 누가 더 적합한지에 대해 의문이 생겼다. 그리고 고민하다 "제가 제출한 것을 빼고 이걸 받아주시면 안될까요?"하고 말씀드렸다. 다행히 두 장 모두 받아주셨지만 이 사건은 사회 구조 안에서 어린이의 소리를 직접 낼 수 있는 방법이 없음을 느끼게 한다. 우리 사회에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각종 조사들은 아이의 이야기를 직접 듣지 않는다. 설령 아이가 문해능력을 갖추어 글을 해석하고 체크할 수 있는 수준에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 사회는 부모를 통해 아이의 이야기를 듣는다. 어린이가 사회에서 어디에 위치되어 있는지 생각해 볼 문제다.

사회는 어린이의 권리를 존중하고 보호한다는 슬로건을 표방하고 있지만 실제로 어린이는 가정을 벗어나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가? 어린이를 미숙하다는 덜 성장된 존재로 인식함으로 인해 성인(교사, 엄마, 나)은 어린이의 표현 방식 자체를 듣고 수용할 아무런 시도조차 하지 않은 것은 아닐까? 어른을 이미 코드화한 내게 익숙한 방식이 아니라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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