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면 시간가는 줄 모르게 즐거운 사람을 원하나요?
결혼하고 싶을 정도로 말 잘 통하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여대생 J는 대학교에 입학한 후로 정말 괜찮은 남자 동기(K)를 만났다.
말 하는 것마다 센스가 철철 흘러서 모임에 K만 끼면 계속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K가 하는 말이 정말 웃겨서도 웃고, 묘하게 기분이 좋아져서 웃기도 했다.
K는 매너도 좋아서 술이 약한 J를 위해서 사심없이 틈틈이 물잔이 비면 물도 채워주는
섬세하고 젠틀한 남자였다.
학과 내에서도 인기가 대단했다.
K가 이성적으로 매력있어서 얻은 인기라기보다는
남녀 선후배 통틀어서 괜찮은 동기, 선후배였고 그래서 언제든 어느 모임이든
K를 환영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그는 어느 누구와도 잘 통하고 매력있는 남자였다.
J는 어느날 나에게 K를 보면 좀 떨린다며 좋아하는 것 같은 기운을 풍기더니
결국 둘이 사귀게 됐다는 소식을 알렸다.
항상 만나면 같이 있는 시간이 너무 재밌어서 배가 단단해질 정도로 웃었다는 J.
그런데 55사이즈 보통 몸매의 J는 그와 만나면서 점점 살이 빠졌다.
가끔 강의실에서 눈물을 참지 못하고 책으로 얼굴을 가리고 끄억끄억 소리없이 우는 날도 있었다.
그러던 J가 급기야 44kg까지 빠졌다고 하기에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J는 K와 만나는게 너무 힘들다고 했다.
서로 너무 잘 통하고 만나면 너무 재미있는데
어떤 때는 K때문에 밤새 울거나 싸우느라 너무 힘들다는 것이었다.
J를 힘들게 했던 한가지 일화를 이야기 하자면,
어느 날 크리스마스 이브에 데이트를 하기로 했는데
그날 따라 뉴스에서 혹한의 추위에 유의하라는 일기예보를 보고
패딩에 스키니진을 입고 나갔다는 J.
K는 그런 J를 보고 표정이 굳어져서 무슨 패딩잠바에 바지냐며 화를냈다는데.
J는 오늘 너무 춥다고 해서 이렇게 입은거라고 이야기했지만
K는 대뜸 "오늘 같은 날에도 미니스커트 입은 사람도 많고,
저런 짧은 반바지에 스타킹 신고 나온 사람도 있다"며 훈계질을 했단다.
그렇게 크리스마스 이브는 싸움으로 번졌고 J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집으로 돌아왔다고.
나는 이야기했다.
너 그거 서로 잘 통하는거 아니라고.
그냥 서로 웃음 코드 비슷한 친구 정도로 남고 사랑은 하지 말라고.
즐거움이 사랑의 본모습이라고 착각하지 말라고.
걘 너보다 자기 취향이나 즐거움이 더 중요한 애니까 너 자체를 봐주고 위하는 사람을 만나라고.
그래도 J는 아니라고 했다.
K만큼 같이 있으면 재밌고 즐거운 사람은 아직 못만난 것 같다며 그와 더 만남을 이어나갔다.
그러나 곧 아프게 헤어졌다.
남녀관계에서, 연애나 결혼에 있어서 '잘 통한다'는게 무엇인지 잘 구별해야 한다.
함께 있으면 즐겁다거나 시간가는 줄 모르겠다는 느낌만 온전히 믿어선 안된다.
일단, 서로 잘 통하려면 재미보다는 서로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을 만나면 된다.
그러나 모두 알다시피 모든 면에서 비슷한 사람은 없다.
그러니 '네 생각이 그렇다면 나도 그렇게 할게' 정도는 가능한 그런 착한 사람을 만나는게 낫다.
착해서 긴장감도 없고 재미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면
상대방을 사랑하지 않는 것이니 그냥 헤어지면 된다.
잘 통한다는 것의 기준은 결과적으로,
내 주장을 굽히고 사랑하는 사람의 입장에 서서 양보해줄 줄 아는 것.
그 마음이 서로 오고가며 무리없이 교환이 가능한 사이라면 잘 통한다고 말할 수 있다.
나 혼자만 굽히는 것도 NG다.
그건 사랑이 아니라 일방적인 희생이다.
상대방만 내게 굽히게 하는것도 NG다.
그건 그 사람을 착취하는 것이다.
아직도 K 같은 사람을 찾느라 헤메는 중이라면 이제 그만 눈을 돌리자.
잘 통하는 사람이 되자. 되어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