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le Model

<잃어버린 장래희망>

by 난새

롤모델 : 자기가 해야 할 일이나 임무 따위에서 본받을 만하거나 모범이 되는 대상.


누구에게나 롤모델이 있는 것은 아닌 것 같다.

당장 내가 그렇다.

롤모델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 어찌 보면 참으로 행복한 일이고, 축복이다. 일단,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나의 임무가 무엇인지 명확한 사람에게 롤모델이 있을 수 있는 것 같으니 말이다.


나의 유년 시절, 장래희망은 항상 바뀌었던 것 같다. 대통령처럼 위대하지도, 과학자처럼 훌륭하지도 않았던 나의 장래희망은 어느 날, 공무원이었다. 안정적인 삶을 꿈꿨던 어린 시절의 소박한 내가 선택한 길 중에 하나였다. 그리고 지금 그 장래희망도 나는 이루지 못했다.


아마 그때부터였을 것이다. 막연한 생각이나 외부의 시선으로 꿈을 정하는 것에 대한 회의감이 시작된 것이.


나는 요즘 나를 계속 돌아보고 고민한다. 참으로 교과서적이고 자기 계발서에서나 나올 법한 뻔한 이야기이지만, 정말 필요한 시간임을 뼈절이게 절감하고 있다. 이 시간을 통해 내가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고 어떤 사람인지 알아가는 과정 자체가 나를 단단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나를 모르면 주변 환경에 계속 흔들릴 것이고,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내가 왜, 왜 나한테 이런 일이'라는 물음에 답을 찾지 못할 테니 말이다.


그 답을 찾으려는 것은 아니지만, 더 단단해지고 싶어서 책을 읽기 시작한 것 같다. 꼭 나의 롤모델을 찾기 위해서가 아니더라도, 타인의 지식을 빌려 나를 이해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싶었던 것 같다.


이 나이가 되어서도 롤모델이 딱히 없는 것이 부끄러운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나를 알지도 못하고,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면서 롤모델을 정하는 것은 아닌 것 같았다. 아마 그 롤모델 또한 나를 안아주지 않을 것 같았다. 무작정 누군가를 좇기보다는, 먼저 나 자신을 깊이 들여다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당분간, 롤모델은 임시로 나 자신으로 정했다. 나를 기록하고 탐구하다 보면 언젠가 나의 진정한 롤모델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리고 그럴 일은 너무 희박하겠지만, 언젠가 내가 누군가의 삶에 작게나마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누군가의 롤모델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고 소심하게 생각해 보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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