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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슈뢰딩거의 나옹이 Apr 28. 2020

주식 시장에서 절대 돈 잃지 않는 법 10가지

본 글은 경제지 기자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글쓴이가 10여 년 간 주식 투자를 하면서 느낀 바를 공유하는 내용입니다.


가장 빨리 1억을 만드는 방법은 무엇일까. 바로 2억으로 주식을 하는 것이다. 이런 우스갯소리가 통용되는 건 이 사회에 “주식은 해서는 안 되는 것”이라는 뿌리 깊은 사고가 깔려있기 때문이다. 주식을 이상한 방법으로 해본 사람들이 “내가 해봤는데, 망한다”라는 신화를 전파한다.


최근 밀레니얼 세대를 비롯해 개인들이 주식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긍정적인 현상으로 보인다. 하락장에서 삼성전자 주식을 쓸어 담은 개인을 두고 ‘동학 개미 운동’이라는 유행어가 생겨나기도 했는데, 그 계기가 무엇이 되었든 주식 시장에 유입되는 인구가 늘어났다는 것 자체가 자본주의에서의 생존력을 갖춘 사람이 많아졌다는 의미로 읽힌다.


나는 주식 시장에서 소위 ‘대박’ 나는 비법은 알지 못한다. 다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즈음부터 지금까지 주식 시장을 지켜보면서 최소한 ‘돈을 잃지 않는 법’에 대해서는 깨달은 바가 있어 10가지로 공유하려 한다.


1. 목표 수익률을 너무 높게 잡지 말 것 


주식 투자를 할 때 자신이 목표로 하는 수익률이 있을 것이다. 목표가 있다고 해서 그 목표가 꼭 달성되는 것은 아니지만, 목표 수익률은 매매 시 기준이 되므로 설정하는 것이 좋다. 그런데 이 목표 수익률을 터무니없이 높게 잡는 사람들이 있다. “2배 수익”, “100% 상승” 같은 목표가 그 예다. 주식은 도박이 아니므로 목표 수익률은 예·적금 시중 금리를 기준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자는 아무런 투자활동을 하지 않고 은행에 예치해놓기만 해도 이자를 받을 수 있는 돈이므로, 투자 활동에 대한 대가는 이 비용보다 반드시 높아야 한다. 2020년 4월 현재 기준금리는 0.75%고, 예·적금 금리는 1~2%대에 형성돼 있다. 주식 목표 수익률은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에 ±5~10% 정도 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너무 낮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실제 투자를 통해 이만큼의 수익을 실현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연 6~12% 수익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이익을 재투자하는 방식을 활용해 복리를 적용해 간다면 ‘제로금리’ 시대에 인플레이션을 헤지하는 수단으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2. ‘대박주’를 찾아내기보다는 ‘쪽박주’를 거를 것


대박 나고 싶지 않은 사람은 없다. 다만, 주식 시장에서 ‘대박’ 나는 일은 나에게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마음 편하다. 대박을 쫓다가 쪽박 차는 일을 너무 자주 목격했기 때문이다. ‘대박주’를 찾아내기보다는 ‘쪽박주’를 거르는 것이 중요하다. ‘쪽박주’를 걸러내기 위해서는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이 도움이 된다. 여기에 들어가면 상장기업의 재무제표를 볼 수 있다. 재무제표를 본다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다. 하지만 회계사 입장에서 재무제표를 보는 것과 투자자 입장에서 재무제표를 보는 것은 다르다. 재무제표는 모두 이해할 필요도 없고, 이해할 수도 없다. 하지만 ‘투자’에 특화하여 재무제표를 살피는 일은 충분히 가능하다. 사경인 회계사의 <재무제표 모르면 주식투자 절대로 하지 마라>라는 책이 있다. 회계사들이 알아야 할 재무제표가 아니라, 투자자가 알아야 하는 방법에 집중되어 있어서 유용하다. 재무제표를 보다 보면 회사의 경영진들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기업에 빚이 얼마나 있는지, 매출은 높은데 영업이익이 왜 낮은지 등 기업 전반에 관한 사항을 살펴볼 수 있다. 일반적인 물건은 가격비교해가며 꼼꼼하게 살펴보면서 왜 주식은 남의 말만 듣고 덜컥 사는지 모르겠다. ‘쪽박주’를 거르기 위해서는 재무제표를 살펴보는 작업이 꼭 필요하다.


3. 잘 모르는 상품에 투자하지 말 것


주식 투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원칙이라고 생각한다. 잘 모르는 상품에 투자하여 운 좋게 성공할 수도 있다. 이처럼 잘 모르는 상품에 투자했더라도 가치가 상승하면 별로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기업이나 금융상품에 대해 잘 알고 투자해야 하는 이유는 하락장에서의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자신이 해당 주식에 대해 잘 아는 경우 만약 주가가 떨어지더라도 원인을 분석해볼 수 있다. 하락이 일시적인 현상인지, 지금이라도 손절매를 해야 하는지 판단이 가능하다. 이때 판단이 빠르게 이루어져야 손실을 면할 수 있다. 그런데 남의 말만 듣고 주식을 산 경우 ‘매매 타이밍’을 잡을 수 없다. 원인을 알 수 없으니 심리적으로도 불안해진다. 주식 시장에서 불안해진다는 것은 돈을 잃는다는 말과 같다. 불안한 사람이 불안하지 않은 사람에게 싼 가격에 주식을 넘기는 게 이곳의 시스템이다. 심리적인 요인이 중요한 주식 시장에서 자신이 잘 모르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은 이미 지고 시작하는 게임이나 다름없다. 좋은 주식이 있다는 정보를 누군가에게 들었다 하더라도 자신이 스스로 판단해보는 과정이 필요하다. 왜 그 정보가 당신의 귀에까지 들어왔을까? 의심해 봐야 한다.


4. 빚내서 하지 말 것


주식은 여윳돈으로 하라는 말이 있다. 나는 세상에 여윳돈이라는 건 없다고 생각한다. 잃어도 되는 돈, 그런 건 없다. 하지만 이 말은 중요한 교훈을 내포하고 있다. 생활비 등 다른 곳에 급하게 쓰지 않아도 될 돈으로 투자를 해야 한다는 말이다. 빚내서 하면 망한다는 의미도 포함돼 있다. 앞서 언급했듯, 주식 투자는 심리전이다. 쫄면 잃는다. 만기가 다가와 돈을 갚아야 할 상황이 오면 내 페이스대로 투자를 할 수 없다. 돈을 빠르게 불려야 한다는 생각이 커지고, 뜻대로 되지 않으면 초조해진다. 신용매수를 한다는 것 자체가 주식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주식 투자는 ‘제로금리’ 시대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노동소득 등으로 벌어들인 돈을 불릴 방법 중 하나이지, 남의 돈(빌린 돈)으로 투자할 대상은 아니다. 빚내서 주식 투자해서 망한 뒤 젊은 세대에게 “주식 투자하지 마라”라고 조언하는 일은 삼가야 한다.


5. 자산을 배분할 것


적은 자산일지도 배분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들은 10억 원의 자산은 배분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100만 원은 ‘몰빵’ 해야 한다고 느낀다. 자산 규모가 크든, 작든 배분하는 것이 맞다. 자산 배분이 리스크를 헤지하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금융시장에서 중요한 개념이 바로 ‘리스크’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속담이 여기서 나온다. 한 군데서 손해가 나도 다른 곳에서 이익이 나면 큰 손실을 면할 수 있다. 앞서 언급한 6~12%의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자산 배분이 필수적이다. 개별 주식 안에서도 배분해야 하고, 섹터별, 국가별, 금융상품별로도 배분해 놓는 것이 좋다. 자산 배분은 거의 습관에 가깝기 때문에 금융시장에 참여하기 시작할 때부터 리스크에 대한 대비를 해야 한다.


6. 분할 매수할 것


개인투자자는 가격의 저점과 고점을 잡는 것이 어렵다. 특히 생업이 있는 경우 주식 시장을 하루 종일 들여다볼 여유가 없기 때문에 낮은 가격에 사서 높은 가격에 파는 전략을 자유자재로 쓰기 힘들다. “무릎에 사서 어깨에 팔라”는 조언도 있지만, 이마저도 타이밍을 잡기 쉽지 않다. 현실적으로는 조금씩 분할매수를 하는 방법밖에 없다. 분할매수를 하게 되면 평균 매입단가가 낮아지기 때문에 안정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얻을 수 있다. 자연스럽게 리스크가 줄어든다. 적립식 펀드도 같은 원리다. 한 번에 큰 금액을 예치하는 거치식 펀드와 달리 적립식 펀드는 매달 일정 금액을 불입한다. 상승장이라면 거치식 펀드가 더 높은 수익률을 내지만, 반대로 하락장이라면 적립식 펀드가 더 유리하다. 분할 매수는 5번째로 언급한 자산 배분과 함께 리스크를 헤지하는 방법 중 하나다.


7. 간접투자 비중을 높일 것


간접투자를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사람이 직접투자를 하는 것은 위험하다. 처음 주식 투자를 하는 사람이라면 간접투자부터 시작하는 것이 순리다. 주식 시장에서 개별 종목을 사는 것이 직접투자라면, 펀드를 매수하는 것은 간접투자에 속한다. 간접투자는 쉽게 말해 전문가가 운용한다는 의미다. 내가 잘 모를 때는 나보다 잘 아는 사람에게 맡기는 것이 필요하다. HTS를 들여다보면서 주식시장을 공부하는 시간 또한 비용이다. 초보자가 접근할 만한 간접투자 상품은 펀드와 ETF(상장지수펀드), ELS(주가연계증권) 정도다. 펀드는 종류가 매우 다양한데, 설정액(운용 규모)이 크고 장기성과(3년, 5년, 10년)가 우수한 상품 위주로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ETF는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있는 펀드를 뜻하는 말로, 거래가 용이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예전보다 종류가 다양해졌을 뿐만 아니라 잘 설계된 상품도 많이 나와 있어 대표적인 간접투자 상품으로 꼽힌다. ELS는 주가가 일정 비율 이하로 떨어지지 않으면 약정된 이자를 지급하는 상품인데, 지금처럼 주식 시장이 크게 출렁이는 경우 추천하지 않는다. 박스권 장세에서 중수익을 내기에 적합하다.


8. 글로벌 주식에 눈을 돌릴 것 


애플 시가총액이 코스피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을 넘어섰다는 기사를 보았을 것이다. 미국 기업 하나가 한국의 대표적인 기업을 다 합친 것보다 덩치가 크다. 그렇기 때문에 포트폴리오를 모두 한국 주식으로 구성하는 것은 자산 배분 측면에서 리스크가 너무 크다. 한국 사람이기 때문에 한국 주식 위주로 담는 것인데, 한국 증시의 시가총액은 전 세계 15위에 불과해 이것이야말로 ‘몰빵’이나 다름없다. 한국 사람이 아니라면 한국 주식을 이렇게 많이 사지는 않았을 것이다.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방법이 쉬워진 만큼 글로벌 주식에 눈을 돌리는 것이 필요하다. 이미 많은 사람들이 미국 주식 등 글로벌 시장에 투자하고 있다.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경우 세금, 환율, 수수료를 살펴야 한다. 세금의 경우 매매 차익 250만 원까지는 비과세지만, 250만 원이 넘어가면 양도세율 22%가 적용된다. 환율은 눈에 보이는 수치 외에도 다양한 요소가 개입하기 때문에 일반인이 예측할 수 없는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방향성을 체크하는 수준으로 참고하는 것이 최선이다.


9. 숏 포지션을 잡지 말 것


‘롱’은 어떠한 종목이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될 때 매수하는 것이고, 반대로 ‘숏’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될 때 매수하는 것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공매도’는 숏 포지션에 속한다. 그동안 기관투자자나 외국인이 아닌 개인투자자가 숏 포지션을 잡는 것은 어려웠는데, ‘인버스 ETF’ 같은 상품이 나오면서 개인들도 손쉽게 하락에 베팅할 수 있게 되었다. 명백하게 하락이 예상되는 경우 개인도 숏 포지션을 잡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 같은 방식을 추천하지 않는다. 지수의 변동에는 다양한 요소가 개입되기 때문에 개인이 하락을 예측하기 쉽지 않다. 성장하는 기업을 고르는 것보다 하락을 예측하는 것이 훨씬 어렵다는 말이다. 나는 앞으로 성장할 분야를 가려내는 데 에너지를 투입하는 것이 여러모로 낫다고 믿는다. 숏으로 돈을 벌려면 남이 망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져야 하는데, 이는 사람을 피폐하게 만든다. 지수는 우상향 하게 되어 있다.


10. 공부할 것


‘동학 개미 운동’이 확산하면서 삼성전자 주식을 사기 위해 삼성증권에 다녀왔다는 웃지 못할 이야기가 들린다. 주식 시장에 참여하려면 기본적인 지식은 갖추고 들어가야 한다. 전문투자자를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다. 내 돈을 지키는 방법을 아는 수준에서 지식을 쌓아나가면 된다. 책과 경제 기사면 충분하다. 주식 관련 카페의 글이나 유료 정보까지 취합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책으로 공부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으니, 주식계좌를 개설하고 시험 삼아 투자를 해보는 일은 필요하다. 책으로 접할 수 없는 주식 용어가 있고, HTS의 거래 화면에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주식 시장에 대해 공부하다 보면 환율, 금리 등 주식 시장과 연결된 개념을 이해해야 하는 순간이 온다. 이런 식으로 금융 분야에 대해 공부의 범위를 넓혀 나가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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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가지로 언급한 이야기는 누구나 다 아는 얘기지만 실천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주식 시장에서 돈을 잃지 않기 위해서는 주식 투자로 대박 나겠다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 주식 투자를 하는 이유는 기업이 창출하는 부가가치에 대해 그 이윤을 분배받기 위해서이지, 도박처럼 ‘한 방’을 노려서가 아니다. 사업을 영위하지 않는 개인이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남는 방법 중 하나는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주식을 매수해 회사의 지분을 갖게 되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주식 금액의 비율로 회사 사업에 관여할 수 있다. 주주가 됨으로써 간접적으로 생산경제에 참여하는 것이다. 기업과 내가 같이 성장해나간다는 관점으로 주식 시장을 바라본다면, 큰돈을 잃을 일도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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