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이 꼭 눈앞에 있지는 않더라
아들이 아직 유치원에 다니고 있을 때 즈음이었다. 가끔 뻔히 보이는 거짓말을 한다. 뭔가 자신이 가지고 싶은 것이나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뭐든 다 반대로 말한다.
“밥 먹자”, ”시러 배불러”
“물 줄까?” “시러 목 안말라”
“아이스크림 먹을래? ,”시러 이 아파”
“나가서 놀까?” “시러 집에 있을꺼야”
“그럼 집에 있자”, “시러!! 나갈꺼야!!”
라는 아이의 소리지름이 결국 나는 폭발하고, 그때부터 답도 없는 전쟁이 시작된다.
흔한어른인 내 입장에서 보면 하고 무언가를 원하면 그것을 바로 얘기해주면 될 텐데, 아들은 그냥 아빠가 알아주기를 바란다. 아이가 거짓말을 하는 이유는 아빠를 속이기 위해 거짓을 말하는게 아니라 내가 원하는 것이 있는데 그것을 아빠가 눈치 채고 자신을 만족 시켜 달라는 것이다.
하지만 내 입장에서는 알 길이 없다.
결국 나중에 알고 보면 내 질문과는 관계없이 가지고 놀던 기차 건전지가 없어서 움직이지 않는 것이 화가 났던 것이었다.
건전지를 교체해주자 기차를 들고 식탁으로 올라와서 밥을 먹고 물을 마시고 다 먹은 후에는 아이스크림을 먹더니 놀이터를 나가자고 한다.
아...하나는 진심이었네. 나간다는 말…
사람들은 성장을 하면서 “거짓말은 나쁘다. 하지 말아야 한다.”라고 말한다.
간혹 ‘선의의 거짓말’은 어쩔 수 없는 선에서는 괜찮지 않을까 라고 말한다. 해도 되는 거짓말과 하면 안되는 거짓말. 그 구분은 그 당시의 상황에 따라서 변화하게 될 것이다.
요즘 세상은 정보가 많이 들어온다. 차마 내가 정리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정보가 들어온다. 그 모든 정보들이 진실일리가 없을 뿐더러 우리는 그것이 진실인지 거짓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내가 보고 듣는 것이 진실인 마냥 믿고 살고 있다.
혹시 그것이 진실이 아니고 모두 거짓이라고 한다면 과연 내 멘탈이 견딜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누군가는 ‘아는 것이 힘이다’ 라고 말하고,
누군가는 ‘모르는게 약이다’ 라고 말한다.
굳이 진실이라는 것이 필요할까?
5살 아이처럼 우리는 우리가 보고 듣는 것이 실제로 진실이여서 진짜라고 믿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내 자신이 살아가는 삶에서 견딜 수 있는 방어기제로써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이 거짓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살아가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