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알래스카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나?

2020년 11월 14일 오후 5시 즈음.. Yakutat, Alaska

by 라미루이

<아래 기사를 바탕으로 쓴 시입니다.>


https://onemileatatime.com/alaska-airlines-737-hits-bear-landing/







우리 어디 가요, 아빠?

아들, 저어기 별 보러 갈까

밤새 내린 눈 짊어진 가지들 사이로

한 뼘 남짓한 밤하늘이 답답시러

그는 아이에게 가릴 것 없는 별세계를 보여주려 했을 뿐



얼마나 걸었을까

그들은 구불한 산자락을 미끄러지듯 내려와

누구도 간섭하지 않는

전 우주를 독차지한 별천지와 조우했다



아빠, 엄마는 언제 돌아와요?

순백의 설야雪野를 몰아치는 바람의 휘모리장단

헐벗은 그의 이마 주름 사이사이

곤두선 억새가 흐느낀다



낯선 곳으로 사냥을 다녀온 그녀는

이내 고열에 시달리다 각혈이 솟구쳤다

가까이 오지 마라 아들아

그녀는 근심으로 다가서는 아이를 저어하더니

다음날 새벽, 집을 나가서는 돌아오지 않았다

길게 이어진 발자욱은 한결같이 앞을 향했고 망설임이 없었다

그녀의 흔적을 뒤쫓다가 그는 길게 울부짖으며

멀어지는 족적을 눈보라가

영원히 남김없이

지워주길 바랬다



아빠, 저기 엄마가 보여요 그녀가 다가와요!

헛것이 아니었다 정말이었다

힘이 다한 별무리가 그들을 향해 떨어지고 있었다

아이는 엄마의 품으로 뛰어드는 불나방이 되어

거침없이 질주했다



안돼! 저건 엄마가 아니야 그건..

양 날개를 펼치고 발톱을 내리꽂는 불새

지옥으로 달려드는 아이를 힘껏 밀쳐낸 그는

화염이 소용돌이치는 부리로 뛰어들었다

마침내 목이 꺾인

불새는 눈 덮인 억새밭에 곤두박질치더니

영원히 꺼지지 않는 심장을 뱉어



아빠, 정신 차려요 절 혼자 두고 가면 안 돼요

끙하고 버티는 그의 발아래 다져지는 눈의 두께

거뭇하게 그슬린 털 뭉치 부스스 떨치고 일어선 그는

아이와 나란히 몇 발짝 걷다 끝내 쓰러졌다

급격히 기울어지는 활주로

서로를 로하며 여울지는 크고 작은 눈물

얼어붙은 지상에서 빛을 얻는다

깜박이는 빛의 기척을 따라온

밤하늘을 떠돌던 엄마곰 별자리

그들 곁에 무사히 착륙한다






바로 앞에 달려드는 비행기를 피하지 못해

방향을 잃고 허둥대는 크고 작은 발자국들이

한없이 애처로운 마음으로 다가와

발길이 닿지 않아 문상을 못하는 처지에 심란하여

짧은 글을 별빛에 실어 조화를 대신하여 바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