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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을 흘리는 아이

by 라미루이

가끔씩 구글 포토의 스크롤을 무작정 내리거나

지명으로 검색하여 지난날을 떠올리곤 하는데,

오늘은 '과천'으로 검색해 본다.


동물원, 서울랜드, 과학관, 미술관 등이 모여있어 거의 매일 놀러 가다시피 한 곳인데

올해는 한 번도 근처에 가본 적이 없다.


2014년, 서울 동물원.

그날 날씨는 화창했지만 너무 더웠지.

대부분의 사진에 담긴 아이도 더위를 먹은 듯 눈의 초점이 풀리고, 번들번들한 이마에 젖은 머리칼이 붙어있다.


사진들을 휘휘 넘기다가 아이가 나한테 달려오는 연속 사진에 시선이 머무른다.

뭐가 그리 좋았을까? 사진을 찍는 아빠한테 달려와 품에 와락 안기는 아이.

활짝 웃는 표정으로 뛰어 오는 솔이 너무도 해맑아 절로 웃음이 나온다.

지금은 솔아 이리 오라 아무리 소리쳐도 시큰둥한 표정으로 돌아보고는 시크하게 모른 척해버린다.

멋 모르고 아빠가 가자는 대로 따라다니던 그때가 좋았지.

바라 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저런 웃음을 매일 흘리고 다니던 그때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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