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교리에 대한 내용이 있으니, 종교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은 주의)
아는 형 하나는 종교가 없이 살아왔고, 지금도 종교가 없다. 그래서 갑작스레 내가 성당에 다니고 있다는 이야기를 하면 신기하다는 반응이다. 어떻게 갑자기 신에 대한 믿음이 생기냐며 궁금해한다. 개인적이며 짧은 경험으로는 종교를 갖게 된다는 것은 없던 신에 대한 믿음이 생긴다는 느낌보다는, 나도 몰랐던 내 안의 신앙심을 발견한다는 느낌에 더 가까운 것 같다.(이렇게 에둘러 표현하는 이유는 아직 배워가는 단계이기 때문에)
나도 30여년 간 종교 없는 삶을 살다가 갑작스레 종교가 생겼기 때문에 종교 없이 사는 사람들의 마음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설명하기 힘들지만)종교를 갖게 되는 기분이 어떤 것인지 설명하자면, 이는 전에 느끼지 못한 전혀 다른 감각이라고 말하고 싶다. 예를 들자면 시각 장애인으로 태어나 보지 못하고 살다가, 갑작스런 의학의 발전으로 시각을 갖게 된 사람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눈이 뜨이는 느낌이란 뜻이 아니라, 전에 알지 못하던 감각을 알게 된 것 같은 느낌이라는 설명을 하고 싶다.
미사를 드리는 일이 점점 좋아진다. 우선은 미사 중 사용하는 말들이 너무 시(詩)적이라는 점이 좋다. '~하소서', '~찬미합니다' 같은 표현들이 너무 멋지고 아름답다. 누가 이런 말들을 만들었는지 새삼 궁금해졌다. 일상 속에서 틈틈이 미사의 순서들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인터넷이나 위키 사이트에서 찾아보고 있다.
6월 6일은 현충일로, 공휴일이었지만 교리 교육은 이상 없이 진행된다고 미리 연락을 받았다. 그래서 낮에는 놀다가 저녁때 늦지 않게 시간에 맞추어 성당에 갔다.
그런데 가보니 오늘 신부님의 강의는 없다고 한다.(신부님이 갑자기 일이 생겨 강의를 진행하시지 못한다고 함) 그래서 바로 나눔(봉사자와 예비 신자들끼리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시작했다. 휴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나 포함 딱 3명(봉사자님까지 4명)만 있었다.(총 인원은 6명) 서로 한 주간 감사했던 일이나 성경을 읽으며 느낀 점 등을 돌아가며 이야기하는 시간이 한 시간 남짓 이어졌다.
그리고 끝나기 전, 봉사자분께서 세례를 받으려면 대부/대모가 있어야 하니 주변에서 구할 수 있으면 미리 구해두라고 하셨다. 세례는 12월이지만 10월 정도에는 배정을 해야 되니 미리 알아봐야 한다고 한다. (대부/대모는 종교적 후견인의 역할을 하며, 세례성사와 견진성사를 모두 받아야 할 수 있다고 한다. 나보다 나이(쌀밥)가 어려도 상관 없다.)
전 직장에서 사수격인 형님이 한 분 계신데, 그 분도 천주교라 혹시나 해서 물어봤는데 아직 견진을 받지 못해 대부가 되어 주시지는 못한다고 한다. (ㅠㅠ) 전 직장 시절에 도움을 많이 받아서 고마운 마음에, 종교를 통해 더 끈끈한 관계를 유지하고 싶었는데 상황상 그렇게 하지 못해 아쉬웠다.
정 없으면 봉사자님이 성당 내에서 구해주신다고 했지만, 그래도 의미있는 역할이니 지인들 중에 했으면 싶어 조금 더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교리 수업이 없어, 다소 아쉽고 허전하게 지나간 4회차 교육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