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B side

도서관들

by 매일의 기분


낯선 곳에서 처음 생활을 시작할 때 가장 먼저 하는 일들 중 하나는, 도서관을 찾고 등록하는 것이다. 그 이유는 당연히 책을 빌려 읽기 위함이다.

여러 곳으로 이사를 다니며 살았던 경험에 비추어 보았을 때, 우리나라의 도서관 시스템은 상당히 잘 되어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우리나라엔 도서관이 많다. 국가나 시에서 지은 도서관만 해도 멀지 않은 곳에 1~2개 씩은 늘 존재했다. 그것들이 없더라도 대학교 도서관의 일반회원 시스템을 이용하면 되기 때문에(일정 금액을 보증금으로 걸어놓고 회원이 됨), 대학이 많은 우리나라 특성상 도서관은 상당히 흔했다.

덕분에 큰 어려움을 겪지 않고, 돈을 쓰지 않고 독서를 즐길 수 있는 삶을 살 수 있었다.



중, 고등학교 때는 책을 읽기 위해 도서 대여점을 많이 이용했고, 가끔 학교 도서실을 이용했다. 학교의 독서실은 책이 많은 편은 아니었지만, 그 숫자는 다른 도서관들과 비교했을 때의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었다. '한 개인이 읽을 책'이라는 기준으로 봤을 때는 중, 고등학교의 도서실의 책은 충분히 많았다.

재수를 할 때는 아예 매일 도서관에 다니며 했기 때문에 읽을 책의 부족함이 없었다. 그곳은 시에서 지은 도서관이었는데, 열람실도 넓고 책도 많아 이용하기 좋았다.



대학에 가면서는 자연스레 대학교 도서관을 이용했다. 내가 졸업한 학교의 도서관은 어느 대학에 비교해도 규모가 밀리는 편이 아니라 정말 좋았다. 처음으로 도서관을 갔을 때 그 크기에 조금 감동했었다.

군대에 가면서는 부대 내의 책들과 진중문고(국가에서 보급해주는 책들), 그리고 부대 내의 우체국에 있는 작은 도서관(크지 않은 책장 1개 분량)에서 책을 빌려 보았다. 그래도 큰 부대에 있어서 내부에 우
체국도 있었고, (백여 권 가량의 작은 규모였지만)도서관도 있었다. 운이 좋았다.

한동안 부대에서 신청한 책들을 시립 도서관에서 빌려다 주는 제도가 있던 때도 있었는데, 2~3번을 운영하곤 유야무야되었다. 전형적인 군대식 행정이었다.



대학을 졸업했을 때가 가장 난처했다. 당연한 듯 이용했던 대학 도서관이 없어지니 영 불편했다. 그래서 고향에 있는 다른 대학의 도서관에 일반 회원 등록을 했다. 5~10만원 정도의 보증금을 미리 납부하면 책을 빌릴 수 있었다.(회원 해지할 때 돌려줌) 크지 않은 대학이었지만, 도서관은 충분한 크기였다. 만화과가 있는 대학이라 그런지 유럽쪽의 만화나 그래픽 노블이 많이 있어서 좋았다.

다시 대전에 잠시 살 때는 졸업한 대학의 도서관을 다시 이용했다. 다만 졸업생은 역시 이용할 수 없어서 이곳에서도 일반 회원 가입을 해 이용해야 했다.

취직하고 서울에 올라왔을 때는 회사 근처의 시립 도서관에서 책을 빌렸다. 등본만 떼가면 회원 가입을 할 수 있어서 시립 도서관은 언제 이용해도 좋다. 보다 규모가 큰 구립 도서관에서는 바쁜 직장인을 위해 택배로 책을 빌릴 수 있는 시스템도 있었는데, 착불로 택배비를 내야 한다고 했다. 이용해보지는 않았지만 무척 재미있는 제도라는 생각을 했다.



최근에는 일 때문에 서울의 몇몇 도서관을 들러야 했다. 그 덕에 처음으로 국립중앙도서관에 가보게 되었다.

국립중앙도서관은 국내 최대 규모의 도서관답게 정말 크고 웅장했다. 책을 빌리거나 열람하는 방법도 여타 도서관과는 조금 달랐다. 책이 너무 많다보니 열람실에 모든 책을 둘 수 없어 최근 출간(2~3년)된 책만 놔두고 나머지는 신청하거나 디지털(컴퓨터) 열람으로만 열람해야 했다. 정말 어마어마한 스케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 때문이었지만 이런 곳에 와봤다는 것이 기뻤다.

현재+국립중앙도서관+본관+전경.jpg


비록 요즘은 책을 잘 안 읽는 시즌이라 도서관에 잘 다니지는 않기 때문에 이런 글을 쓰기 조금 부끄럽기도 하다. 그래도 도서관에 가면 느낄 수 있는 특유의 공기와 분위기는 언제나 좋다.

곧 여유가 생길 것 같은데 그때부터는 도서관에 조금 더 자주 들를 생각이다.

follow.jpg


:: contact _ napbock@naver.com

:: blog _ blog.naver.com/napbock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것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