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5.19) 저녁 7시에 명동성당에서 여자친구와 함께 늘푸른 청년 미사를 봤다.
사실 미사를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못해도 나름 20 ~ 30번 정도는 보지 않았을까. 천주교 신자인 여자친구가 함께 가자고 해서 한국에서 갔던 것도 10여회는 됐을 것이고,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참석한 것도 10여회는 됐을 것이다. 하지만 신자가 되기로 결심하고 미사에 가 본 것은 처음이었다.
신자가 되기로 결심하고 자발적으로 미사에 참여하기로 하니 우선 마음가짐 자체가 달라졌다. 그 전까지는 사실 억지로 갔고, 내가 여기서 뭐하는지 모르겠어서 미사 하는 내내 불만만 가득했다. 미사라는 의식 자체가 길고 복잡하고 어려웠고, 분위기는 너무 엄숙해 답답하기도 했다.
하지만 내가 자발적으로 갈 생각을 하니 그런 기분이 들지 않았다. 결국 내 선택이기 때문에 누구에게 불평을 할 것도 없다. 6시 40분 정도에 맞추어 명동성당에 도착했는데 6시 미사가 끝나지 않아서 성당 앞 벤치에 앉아서 7시가 되기를 기다렸다.
7시가 되어 성당 안에 들어갔다. 6시 미사는 모든 자리가 꽉 찰 정도로 사람이 많았는데, 7시는 그 정도는 아니었고 적당히 여유가 있었다. 여자친구와 함께 중간 정도에 앉아서 미사가 시작하기를 기다렸다.
미사가 진행하는 동안 여자친구에게 궁금한 순서들에 대해 물어봤다. 여러 번 참여하긴 했었지만 정확한 순서같은 것은 잘 몰라 헤맸다. 예비 신자 교리 교육 때 미사의 순서가 써 있는 카드를 받았는데, 다음 번에 참여할 때는 가지고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확실히 미사가 진행되는 1시간 내내 집중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고 꽤 힘들었지만, 비신자였을 때 참여했던 것보다는 분명히 심리적으로 편했다. 특히 지난 5월 19일은 성령 강림 대축일(부활절 + 50일되는 날)이라고 한다. 아직은 잘 모르지만 천주교에서는 꽤 중요한 날인 듯 했다. 헌금을 하는데 카드같은 것을 주기에 받아 왔는데 '성령칠은카드'라고 한다고 한다. 성령의 7가지의 은혜가 적혀있는 카드인데, 헌금하는 사람들은 그것들 중 하나를 무작위로 뽑을 수 있었다.
나는 그 중에 '효경'을 뽑았다. 처음 신자가 되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나에게 잘 어울리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또 종교 외적으로 부모님께도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래서 끝나고 전화 걸음) 아직 성당에 다니기로 한 것을 부모님께 말씀은 안 드렸지만, 이걸 계기로 다음 번 교리 교육에 참석한 후에는 말씀드릴 생각이다.
미사는 주일에 참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하여 다음 주부터는 주일에 꾸준히 참석할 생각이다. 미사의 순서와 의식에 익숙해질때 즈음에는 내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