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자가 말하는 외국계기업 - 입사 혹은 이직
아마도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지실 주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외국계 기업에 취업을 할 수 있을까요?"
질문을 대한 답을 하자니, 너무 많은 말을 해야 할 것 같아서, 어떻게 시작해야할 지 한참을 고민했습니다. 일단은, 신입 채용과 경력직 채용으로 구분하겠습니다. 이 글에서는 신입채용에 대한 내용들을 다뤄보겠습니다.
외국계 기업으로의 입사를 꿈꾸는 수많은 대학생들에게는, 안타까운 말로 먼저 시작을 해야겠네요.
일반적으로, 외국계 기업은 신입을 거의 뽑지 않습니다.
보통 삼성, LG, 현대와 같은 국내 대기업들은 "신입 공채"라는 제도를 통해 매해 수천명의 규모로 신입사원을 채용합니다. 채용과정이 끝나면 꾸준히 교육시키고 성장시켜서(혹은, 경쟁시켜서) 회사에 공헌할 수 있는 인재를 직접 만들어갑니다. 즉, 채용 후 체계적인 "교육 받을 기회"가 허락되는 제도입니다. 저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국내 대기업이 대한민국 대학생들에게 정말 좋은 기회를 제공한다고 생각합니다.
거의 대부분의 외국계회사에는 이런 공채 제도가 없습니다.
대부분의 외국계 회사는 규모면에서 국내 대기업과는 비교가 안되기 때문입니다. 본사인력 기준으로 대부분 100여명 내외이고, 큰 조직의 경우도 300명을 넘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조직의 규모가 이렇다보니, 신입을 채용해서 교육을 시킬 수 있는 환경이 안됩니다.
그렇다면 신입으로 입사하는 것은 아예 불가능한건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신입으로도 입사 가능한 경우가 있습니다.
첫째, 아주 예외적으로, 한국에 처음 회사를 론칭하는 단계에서는 대대적인 신규 채용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미 들어올만한 회사들은 한국에 거의 다 들어와 있기 때문에 이런 케이스는 굉장히 드뭅니다. 최근에는 빠르게 성장하는 스타트업 회사들이 한국으로 진출하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으니, IT업계 쪽으로는 이런 기회가 있을 수 있습니다.
둘째, 규모가 큰 외국계회사의 영업부서 같은 경우는 인력도 많고, 이직도 제법 있기 때문에, 부분적으로 신입 채용을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고는해도 최대 몇 명 남짓한 규모이니 공채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제약회사의 영업사원이나 금융권 영업사원이 이런 경우에 속합니다.
다만, 이 경우에는 신입직원들이 꿈꾸는 외국계회사의 문화를 100% 경험하기에는 좀 아쉬움이 있을 수 있습니다. 이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외국계회사가 한국에 론칭하는 방식을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영업부서는 글로벌 본사의 표준업무방식을 따라갈 수 없는 고유한 영역입니다. 각 국가별 시장상황이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글로벌 표준"이라는 것 자체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미국과 프랑스에서 성공한 영업전략이라고해서 한국에서도 성공할 확률은 극히 적다는 얘기입니다. 생각의 방식부터 식습관 하나까지도 너무나 다른 고객들인데, 구매의 needs가 같을리가 없으니까요.
상황이 이렇다보니, 외국계회사가 한국으로 진출할 때 영업부서의 경우는 한국시장을 잘 알고 있는 기존 영업조직을 통째로 인수해서 들어오는 경우가 빈번했습니다. 반면 마케팅이나 재무팀, 인사팀같이 글로벌 본사의 업무방식을 사용할 수 있는 부서는 외국계 회사에 재직중인 경력자 위주로 채용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영업부는 여전히 굉장히 한국적인 조직문화를 가지게 되고, 나머지 부서는 외국계 문화를 가지게 되어 충돌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래서, 어느 정도 기간이 지나고 나서는 영업부의 인력을 구조조정하고 외국계 출신 경력직으로 교체하면서 빠르게 한국식 문화를 제거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즉, 해당 영업 조직은 국내 조직문화가 잔재해 있을 가능성이 다분합니다. 꿈에 그리던 외국계에 신입사원으로 입사를 했지만, 실제로는 상당히 보수적인 국내 문화 속에서 일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셋째, 인턴제도를 통해 가능한 채널이 있습니다.
실제로 제가 두 세번 본 경우입니다만, 브랜드 인지도가 있는 외국계 회사의 경우에는 인턴을 채용합니다. 6개월~1년 정도의 인턴 생활을 하면서 능력을 인정받게 되면, 인턴생활을 끝나는 시점에서는 당장 자리가 없더라도, 이후에 공석이 생겼을 때, 채용의 기회를 주기도 합니다.
넷째, 졸업예정자 중에 우수한 인재를 채용해서 관리자 양성코스(Fast Track)를 진행하는 경우입니다.
이 경우가 사실 가장 이상적인 경우입니다만, 아주 소수의 인원에게만 할당되는 제도입니다. 입사에 성공하고 양성코스에서 성과가 좋은 경우, 바로 manager 레벨로 올라설 수 있습니다. 다만, 지금까지 본 바로는, 해외 유수의 대학을 나오고, 뛰어난 언어 능력을 갖추고 있는 등, 소위 말하는 스펙이 굉장히 눈에 띄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이렇게 신입을 뽑는 여러가지 경우의 수가 분명히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확률적으로 이 경우는 문턱이 높은 편입니다. 그래서 저는 국내회사에서 2~3년 정도 경력을 쌓으며 실력과 스펙을 만든 후, 원하는 외국계 회사로 이직을 하는 편을 추천합니다. 주변에서 가장 많이 보는 경우이기도 하고,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위 글 관련해서 질문이 있으신 분들은 댓글 달아주세요,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답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글 | Max Seo
메일 | itsallyoursma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