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자가 말하는 외국계기업
첫 번째 주제를 뭘로 할까 고민을 하다보니, 역시 자기소개로 시작을 하는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연스럽게 "외국계 회사에서 근무하기 위해 필요한 스펙"에 대한 얘기로 이어지겠네요.
저는 2006년에 스위스계 제약회사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적고 보니 너무 옛날같은 느낌이군요. 햇수를 세어보니, 벌써 15년차의 고인물(?!)이 되었습니다. 스위스와 영국에 본사를 둔 제약회사 두 곳에서 6년을 근무했고, 이후에 미국에 본사를 둔 회사에서 또 6년을 근무했습니다. 그리고 영국계 가전회사에서 1년, 현재는 독일계 스포츠 패션 회사에서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정말 운이 좋게도 제약, 식품, 가전 그리고 스포츠 패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산업군을 체험했습니다. 업무적으로도 영업기획, 데이터 분석, 전략, 소비자조사, 마켓분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대학졸업 후 신입사원으로 입사해서 직장생활 15년차인 지금은 한글 직급으로는 부장, 영문 직급으로는 Senior manager로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시작부터 지금까지 외국계회사에서 줄곧 경력을 쌓아왔고, 5개의 서로 다른 다국적 기업에서 근무를 했습니다. 그리고 보통의 직장인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넓은 영역의 업무 경험을 했고, 지금도 업무 영역은 꾸준히 확장해 나가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저는 "직장인의 성공스토리"에 대한 얘기를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저보다 훨씬 짧은 경력으로도 승승장구하며 임원의 자리에 올라선 훌륭한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저는 근무년수에 비해본다면 평범한 외국계 직장인에 불과합니다. 그래서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외국계 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는 평범한 직장인이 말하는 직장생활"입니다.
앞에서 언급했던 지하철에서 만난 학생이 이런 말을 했었습니다, "외국계기업은 왠만한 사람은 들어가기 어렵다".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그냥 "왠만한 사람" 중 하나니까요.
마치 IVY리그대학을 나오거나, 이름만 들어도 탄성이 나오는 MBA 출신들만 가득할 것 같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저만 해도, 업무관계로 새롭게 만나는 분들은 저를 유학파로 일단 오해하고 시작하시는 경향이 있습니다. 저는, IVY리그 MBA 출신이 아니고, 그렇다고 유학파도 아니며, 심지어는 SKY에 속하는 국내 명문대 출신도 아닙니다. 석사도 아닌, 그냥 평범한 서울 4년제 대학교 공대 출신입니다.
그래도 영어는 현지인처럼 잘 하지 않느냐고 반문하실 수 있습니다. 이 역시도 외국계 기업 직원들에 대한 대표적인 선입견 중에 하나입니다. 대학생 때 군복무를 마치고 호주로 갔습니다. 그리고 워킹홀리데이로 딱 10개월 외국경험을 했습니다. 하지만 하루에 10시간씩 포도나무를 심고 올리브를 땄습니다. 당연히 영어를 공부할 시간이 없어서, 호주 가기 전후의 제 영어는 거의 변화가 없었습니다.그게 제가 가진 해외경험의 전부입니다. 물론, 회사에서 자연스럽게 영어에 노출되며 지금은 의사소통에는 문제가 없는 수준이긴 합니다.
많은 후배들이 물어봅니다.
"외국계 회사로 갈려면 영어를 어느 정도 해야 하나요?"
이 부분에 대해선, 대답이 길어질 것이므로, 따로 하나의 주제로 다루기로 하겠습니다. 결론만 먼저 말씀드리면 “현지인처럼 할 필요는 없으며, 직군마다 많이 다르다”입니다.
어찌되었던 제가 매우 특별한 사람은 아니라는 점을 말하고 싶습니다. 저는 평범한 대한민국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나 평균적인 대한민국 교육을 받으며 자랐습니다
평범한 대한민국의 대학생이라면 누구나 외국계회사에 도전할 수 있습니다. 물론 국내 기업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신 분들도 얼마든지 외국계로 이직하실 수 있습니다. 이 길은 특별하게 선택받은 사람들에게만 열려있지 않습니다. 그냥 외국계 기업에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성들을 잘 이해하기만 하면 모두에게 열려있는 길입니다. 누구라도 도전하고 이룰 수 있습니다.
그럼 이 얘기들을 이제부터 하나씩 해 나가 보겠습니다.
글 | Max Seo
메일 | itsallyoursmax@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