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문시는 멀리하던 때가 있었습니다. 시인은 시를 쓴 뒤 본인의 시를 암송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 때문이었습니다. 막다른 골목 같은 생각이었습니다. 시 답지 않을 때 오히려 시가 되는 역설에 휩싸입니다.
어머니가 시어 꼬부라진 김치 한 포기를 맑은 물에 빨다시피 헹궈내십니다. 마른 멸치로 살짝 간을 하고 멸치도 건져냅니다. 냄비에 김치를 달달 볶다가 된장을 넣고 간이 맞게 볶은 뒤 마지막으로 참기름 한숟가락을 휘둘러 양푼 채 내놓고 녹차 우려낸 물에 뜨거운 밥을 말아 내주십니다.
맞은 편에 앉은 어머니가 팔을 걷어붙이고 김치를 손으로 쭉쭉 찢어냅니다. 뜨는 숟가락마다 다소곳한 한복 치마처럼 김치가 내려앉습니다. 어머니와 저는 오래 숙련된 한 팀처럼 움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