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강.

성냥을 마지막으로 언제 켰어요?

by 적적


간혹, 수다쟁이가 되는 때가 있습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그런 사람이 있습니다. 지극히 평범하며 속이 좁고 편협하며 극세사 같은 인간관계를 하는 저는 그렇게 서로에게 수다쟁이가 될 수밖에 없는 사람들과 살아가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비밀을 아무렇지도 않게 얘기할 수 있다는 건 행복하거나 동시에 불행한 일기도 합니다.

그녀가 40대 중반이 지나고 시를 배울 거라고 했을 때 게다가 다니던 직장 생활을 하며 늦은 밤 두 시 간 남짓 한 통학 시간을 견디며 강의실에 갈 것이라고 들떠 있을 때도 그녀라면 6개월은 견뎌낼 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녀는 일 년 동안 직장을 쉬며 더 진취적이고 여전사처럼 강의가 있는 날엔 학교로 강의가 없는 날엔 동아리 활동으로 그리고 새벽까지 전화 통화를 하며 다른 사람들과 시를 공부하였습니다.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그녀는.


스펀지처럼 새로운 시를 섭렵하던 그녀의 시는 계속해서 자라고 있습니다. 스치는 물은 살갗에 닿기만 해도 자라는 식물처럼 자라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고지식하던 그녀에게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습니다.

그녀가 재래 시장에 갔다고 합니다. 어디든지 있는 그 시장 말이죠. 그곳에서 편강을 -네 그 생강을 저미고 설탕에 조려 만든-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강의하느라 늘 기침이 가라앉지 않는 그를 위해 편강 앞에서 상냥 하나를 켰습니다.


그 상냥 하나가 꺼지지 않게 불꽃을 유지하며 큰 통에 들어있는 편강과 봉지에 들어있는 편강을 고르고 다시 성냥 하나를 켭니다. 작은 봉투에 들어있는 것을 한번 먹을 양으로 소분 해서 포장을 하고 건넬 때 정성을 들인 티가 나지 않도록 검은 비닐봉지에 담아 강의실로 갔다고 합니다.

강의가 끝나고 나오는 길에 비닐봉지를 건네자


뭐 ....이런 걸.... 나한테 주시나요?


편강 좋아하신다고 해서 기침도 하시잖아요?


그의 말에 상처 받았다고 했습니다. 그녀 주위로 그녀가 켰던 성냥과 타다 남은 나무조각을 끌고 다녔을 것입니다. 게다가 성냥을 켰던 사람은 모르지만, 후각에 예민한 사람들은 그 황 냄새를 맡을 수 있습니다

그가 수업 중인 그녀에게 강의실에 두고 온 USB를 월요일 강의 시간에 가져다 달라고 문자를 남겼다고 했습니다.


네가 켰던 성냥의 작은 불빛과 황의 매캐한 냄새를 맡은 거네. 그리고 그는 월요일에 봅시다 라고 멋 대가리 없이 말한 거였네.


아니 제가 좋아하는 걸 어떻게 아시고 이렇게 구하기 힘든 걸 그리고 어떻게 아셨는지…. 기억해주신 것도 너무 감사드립니다. 잘 먹을게요.

이렇게 말했더니


그녀는 그런 입에 발린 소리는 너무 느끼하다고 했습니다.

나는 그런 입에 발린 소리 늘 연습 한 단다. 피 나는 연습을 말이다.


쓸 데가 없어서 그렇지!!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안개 자욱했던 어느 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