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수업 - 미니피자 만들기

오늘은 피자 셰프

by 빛나다온

작은 발소리들이 돌봄 교실로 향한다.

아이들의 얼굴엔 이미 기대라는 단어가 반죽처럼 부풀어 있었다.


오늘은 돌봄 교실 단체프로그램 중 요리수업이 있는 날

"선생님~ 진짜 우리가 만들어서 먹는 거예요?"
"피자 진짜 구워요?"
"전 치즈 왕창 넣을래요!"

"집에 갖고 가도 되죠?"

쉴 새 없는 질문들 속에서 출석을 마친 뒤, 아이들과 실과실로 향했다. 요리 선생님께서 미리 도착해 모든 재료를 준비해 놓으셨다.


"안녕하세요!"

책상 위에는 또띠아, 토마토소스, 양파와 파프리카, 옥수수, 햄, 그리고 모짜렐라 치즈가 보기 좋게 나란히 놓여 있다.


요리선생님께서 설명을 하신다.


"손부터 깨끗이 씻고 이제 본격적으로 피자 만들기 시작할게요."
앞치마를 입고 비닐장갑을 낀 아이들,

오늘만큼은 모두가 피자 셰프다.

"먼저 또띠아 위에 소스를 발라볼까요?
숟가락 뒷면으로 슥슥~ 골고루 펴야 해요."

"오~ 진짜 피자 같아졌어요."
"전 하트 모양으로 펴볼래요."

소스를 바르면서도 아이들은 각자의 개성을 담아낸다.


"이제 토핑 얹어볼게요~ 먼저 양파를 썰어볼게요."

케이크 자르는 칼로 안전하게 양파와 파프리카를 썰어보지만 쉽지 않다.

이제 햄, 야채, 옥수수 등을 원하는 대로 골라 얹을 차례다.

"선생님, 전 야채 싫어요. 치즈만 해도 돼요?"
"저는 빨간 파프리카 꼭 넣을래요. 색이 예뻐요!"

작은 손가락들이 바빠진다.
양파를 세 줄만 살포시 얹는 친구,
치즈를 산처럼 쌓는 친구,
"내 건 무지개 피자예요!" 라며 색깔별로 정성껏 토핑을 배열하는 친구,
하물며 엄마 얼굴을 만드는 친구도 있다.

실과실은 어느새 작은 피자 공장처럼 변신한다. 테이블마다 아이들의 작품이
예쁘게 완성되어 간다.


누구는 '치즈 폭탄 피자'

치즈를 자꾸 쌓더니 피자 위에 눈처럼 소복이 덮였다.


"선생님, 제 피자 안 보이죠? 하얀 산이예요!"


친구들은 배꼽 잡고 웃는다.


어떤 아이는 '무지개 피자' 파프리카를 색깔별로 정렬해 놓고 “이건 먹는 무지개예요!”라며 감탄하는 아이.


어떤 아이는 '사랑의 하트 피자' 하트 모양으로 토핑을 올린 후, "이건 엄마랑 아빠 줄 거예요."


"선생님, 언제 다 구워요?" 피자가 오븐에 들어가고 나자, 교실엔 고소한 향이 퍼진다.


아이들은 기다리는 동안 의자를 들썩이며 말한다.


"배고파서 쓰러질 것 같아요."


"급식 안 먹었니?"

농담처럼 내가 한마디 한다.


"제 거 먼저 꺼내면 안 돼요?"
"선생님, 제 피자가 제일 예뻐요."


피자판 위에 올린 피자들을 조심스럽게 오븐에 넣고, 타이머가 돌아가는 동안 아이들은 오븐 속을 들여다본다.


"뜨거우니 위험해요. 멀리서 보세요."

혹여나 다칠까 봐, 요리 선생님과 나는 눈을 떼지 못하고 아이들 사이를 분주히 오간다.


"선생님, 치즈 녹고 있어요! 봐요."

"우와~ 냄새 대박이에요."

"진짜 파는 피자 같아요."

고소한 냄새가 실과실 가득 퍼진다.
치즈가 노릇노릇 녹아가는 모습을 보며 아이들의 눈은 점점 커지고, 입꼬리는 절로 올라간다.

"선생님, 빨리 먹고 싶어요~"
"제 건 치즈가 폭발했어요."

드디어 완성된 미니 피자! 한 조각씩 접시에 담아주자 아이들은 자신이 만든 피자를 자랑스럽게 바라본다. 원래는 포장해서 집에 가져가지만, 오늘 피자는 고소한 치즈 냄새에 한 조각씩 먹어보기로 했다.


"와~ 진짜 내가 만들었어요."
"선생님, 엄마가 보면 깜짝 놀라겠죠?"
"음~ 바삭하고 치즈도 쭉 늘어나요."


"세상에서 제일 맛있어요"라며 감탄들을 한다.


테이블 밑엔 토핑 조각과 치즈 자국으로 어지럽다. 요리 선생님께서 부드럽게 말씀하신다.

"얘들아, 정리까지 잘하는 사람이 진짜 요리사야~"


아이들의 반응은 만들 때와는 시큰둥하다.


나는 살짝 덧붙인다. 정리를 잘하는 친구들에겐... 마이쮸를 줍니다!


순간, 교실 공기가 바뀐다. 피자에 배도 불렀을 텐데 마이쮸의 유혹엔 어쩔 수 없나 보다.


"치즈 닦았어요."

"햄 조각 주웠어요."

"비닐은 쓰레기통에."


서로 경쟁하듯 움직이며 평소보다 2배는 부지런한 모습. 조용히 웃음이 새어 나온다. 정리도, 놀이처럼 즐길 수 있는 법.

오늘도 마이쮸는 위대한 힘을 발휘했다.


요리 수업은 재료를 고르고, 조합하고, 나만의 방식으로 완성하는 모든 과정 속에서 아이들의 창의력과 자신감이 자라나는 시간이다.

"선생님, 다음엔 뭐 만들어요?"
"컵케이크요? 아니면 과일꼬치요?"
"전 김밥 싸보고 싶어요."


아이들은 기다림을 배우고, 협동을 배우고,
자기 손으로 만든 결과에 얼마나 큰 기쁨이 담겨 있는지도 배웠다. 치즈처럼 쭈욱 늘어났던 웃음, 피자처럼 따끈따끈했던 마음, 그 모든 게 반죽처럼 부풀어 오른 소중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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