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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로 Mar 22. 2018

무관심한 리더보다 무능력한 리더

리더는 모를 수 있다

자신이 맡은 일에 관심이 없어 보이는 리더가 있습니다. 흔히 자리만 지키고 있다고 표현하기도 하는데요. 과연 리더는 최고의 능력을 가진 사람이어야 할까요? 저는 능력보다는 관심에서부터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한 분야에서 10년 넘게 일을 하다가 리더가 된 사람이 있습니다. 어느 날, 조직 내 인사이동으로 오랫동안 일했던 분야에서 벗어나 새로운 부서의 팀장으로 발령을 받았다고 생각해보죠. 이런 경우, 리더가 일을 잘 알지 못한다고 막내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까요?  


제 경험상 좋은 리더는 어느 부서에 가도 전반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더군요. 왜 그런지에 대해 생각해봤습니다. 그 대답은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었습니다.


리더에게 새로운 업무가 주어지고 어느 날 팀원에게 한통의 이메일이 와있습니다. "FW : "가 붙여진 한통의 이메일을 시작으로 꾸준히 전달되는 보고자료 작성 이메일들. 심지어는 제대로 읽어보지도 않고 직원에게 보고자료를 토스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먼저 어떤 업무인지 확인하고 팀원들의 의견을 얻어 자료를 만들어야 하는 게 정상으로 보였으나 우리의 일상은 비정상의 연속이었습니다. 모르는 분야에 대한 외면, 그것이 과연 최선이었는지 묻고 싶어 집니다. 


그래서 더 절실하게 어딜 가나 좋은 리더라고 이야기를 듣는 분들에 대한 공통점을 파악하고자 했습니다. 저 역시 리더의 자리에 올랐을 때 좋은 리더가 되고 싶었고 좋은 리더는 어떤 리더인가에 대한 고민을 꾸준히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첫째, 리더는 스스로에 대한 메타인지가 높습니다. 

메타인지는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자각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좋은 리더는 메타인지를 바탕으로 업무에 지장이 없도록 최소화합니다(그래서 우리 같은 말단 직원들은 보고서의 노예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모르는 것이 있습니다. 모르는 부분에 대한 무능력을 탓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모든 것을 다 아는 리더를 바라는 것도 아닙니다. 다만, 새로운 업무가 주어지거나 모르는 업무에 대해서 자신의 많은 경험으로 인해 다 안다고 단정 짓는다면 분명 좋은 리더는 아닐 겁니다.


둘째, 업무와 업무를 맡고 있는 직원들에 대한 관심이 높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무관심한 리더는 새로운 일에 대해 알려고 하지 않는 리더입니다. 또한 팀원들 각자가 하는 일에 대한 이해가 부족합니다. 스스로의 경험을 맹신하는 리더는 다른 일에 대한 관심이 부족합니다. 예전부터 간접적으로라도 경험을 해봤기 때문에 다 안다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밑에 직원들이 정말 어렵게 뚝딱 만들어내는 보고서를 통해 벼락치기를 합니다. 그리고 다 안다고 합니다. 그리고 다시 물어봅니다. 이런 상황의 연속에서 느낀 건 무관심한 리더의 위험함이었습니다. 다 안다고 착각하는 것, 능력 있다고 자부하는 리더의 모습이었습니다.


리더는 키잡이가 되어야 합니다.

조정 경기에는 콕스(COX)라는 키잡이 역할이 있습니다. 물의 저항을 덜 받아야 하는데도 키잡이 역할이 있는 이유는 배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구령을 내려 팀원들의 팀워크를 높이는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노까지 다 저으려고 한다면 문제가 생기겠지요. 우리는 모든 것을 다 잘하거나 모든 일을 스스로 하는 리더를 바라는 것이 아닙니다. 모르는 부분에 대한 관심도를 높여서 팀원들이 지속적으로 일을 잘 해나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 그 시작은 관심에서부터입니다. 오래된 경험을 바탕으로 다 알기 때문에 무관심한 것은 리더의 오만입니다. 그래서 저는 무능력함을 인정하는 리더가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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