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혜로 Apr 03. 2018

직원은 빠르고 리더는 느리게

직원을 기다려주는 리더가 되길

일을 잘하는 직원에게 필요한 덕목 중 하나는 빠른 업무 피드백입니다. 그렇다면 좋은 리더의 필수 덕목은 무엇일까요? 직원의 빠름과는 반대로 여유를 가지고 기다려주는 것입니다.

우리는 언제나 빠른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스타트업에서 통용되는 린스타트업 방식, 개인에게 즉각 실행을 요구하는 실행력 등 다양한 이야기로 빠름에 대한 장점을 이야기합니다. 리더에게도 빠른 의사결정과 빠른 실행은 중요합니다. 사활을 걸고 하는 사업에 주춤거리거나 시장조사의 명목으로 시간만 보내고 앉아있을 수는 없으니까요. 하지만, 빠르다는 것은 직원들에게는 독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1.
김대리는 어느 날 A 거래처에서 이상한 전화를 받습니다.
“대리님, 자료 보내드렸습니다. 확인 부탁드릴게요.”
“네?... 아 알겠습니다. 확인해볼게요.”
몇 초, 아니 몇 분간의 적막 속에서 김대리는 혹시 잊고 있었던 업무가 있었는지 곱씹어봅니다.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습니다. 혹시나 싶어 팀장님께 말씀드리자 그제야 A 거래처 관련된 업무에 대해 설명을 해줍니다.

#2.
박 대리는 팀장에게 A 업무 지시를 받습니다. 그리고 조금 뒤 갑자기 B 업무 지시도 받습니다. 얼마나 지났을까요? A 업무는 언제 되냐고 팀장이 물어보기 시작합니다. 진땀이 나기 시작합니다.


우리는 일을 하면서 조직이라는 시스템과 업무의 체계에 대해 배우고 습득해갑니다. 일반적으로 직원은 업무의 경중에 따라 적합한 보고체계를 거쳐 일을 진행합니다. 자칫 상사를 건너뛰고 팀장에게 직접 보고하거나 하면 업무를 제대로 하지 못한 셈입니다. 반면, 리더는 빠르게 업무를 처리하고 싶어 보고가 올라오기 전까지 기다리지 못합니다. 그래서 직원들의 업무 분담을 무시하고 직접 업무를 처리하는 상황들을 자주 접합니다.

리더가 직원들에게 철저한 R&R을 요구하는 건 업무에 대한 전문성과 책임감을 위해서입니다. 또한 개인별 적절한 평가를 위한 것이지요. 그렇다면, 직원 각자의 업무에 대해 존중해주고 지켜줘야 하는 것은 리더의 중요한 역할입니다. 그러나, 어떤 리더는 빨리 성과를 내고 싶어서 그때그때 생각나는 업무들을 체계 없이 진행합니다. 또 다른 리더는 개인의 급한 성격으로 인해 빠름에 대한 리더십을 강조합니다. 이렇듯 감정적이거나 논리적이지 못한 리더의 빠름에 대한 강조는 직원들에게 신뢰를 잃습니다.

앞으로 돌아가서 김대리가 위와 같은 일을 한 두 번 겪다 보면 어떤 마음이 들까요? 직접 일하면 되지 왜 나한테 업무를 시키는 거지? 라며 리더에 대한 불신으로 커질 수 있지 않을까요? 박 대리는 업무를 빨리 해내지 못한 스스로의 자책과 불가능한 속도를 요구하는 팀장에게 번아웃 되지는 않을까요?

좋은 리더는 직원들을 믿고 기다릴 줄 알아야 합니다. 혹여나 직원이 탐탁지 않다면 다른 업무를 부여하는 것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 합니다. 또한 개인적으로 성격이 급한 리더라면 더더욱 개인적인 성향을 리더십으로서 드러내지 않으려고 훈련해야 합니다. 가장 빠른 업무처리 방법의 지름길은 직원에게 믿고 맡기는 것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무관심한 리더보다 무능력한 리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