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는 또다른 리더의 용기입니다
최근 제가 올린 한 기안이 여러 번 반송되는 것을 경험하면서 리더의 용기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회사에서 전자 기안을 올리게 되면 결제를 받는데요. 여러 번 반송을 받으면서도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제대로 알지 못할 때가 종종 있습니다. 그럴 때면 기안을 출력해서 직접 대면하여 설명드리곤 하는데요(그럼 왜 전자 기안을 하는 걸까요, 어차피 출력해서 보고할 거면...). 제가 경험한 여러 유형의 기안 반송 중에 이해하지 못할 반송이 있었습니다.
기안의 반송과 리더의 용기는 무슨 연관이 있을까요? 제가 경험한 반송은 이렇습니다. 조직개편을 얼마 앞두기 전, 기존에 이야기되던 업무와 관련된 일에 대해 기안을 작성했습니다. 구두 승인도 있던 부분이어서 쉽게 올릴 수 있었죠. 그런데 반송을 하시는 겁니다. 의견란에는 간단하게 '결제선을 다시 설정하여 올리도록 하세요'였습니다. 아직 조직개편이 명확히 있는지도 모르는 상황인데 말입니다. 그래서 새롭게 조직개편이 되어 리더가 될 분에게 기안을 다시 올렸더니, '0월 0일부로 조직개편이니 결제선을 재설정하여 올리세요'라고 적혀있었습니다. 어쩌라는 거죠? 그렇게 며칠을 허비하게 되었습니다.
용기 있는 리더는 책임을 지는 리더이다
제가 이야기하고 싶은 리더의 용기는 책임을 지는 것입니다. 결제는 업무에 대한 책임의 반증이죠. 그래서 우리는 시간을 내어 기안을 작성하고, 검토를 하고, 결제를 올립니다. 그리고 사인이 되는 순간, 내가 그 업무에 대해 인정하고 책임을 지겠다는 암묵적인 합의인 셈이죠. 그런데요. 결제를 하는 과정에서 주춤거릴 때가 있습니다. 이 업무를 진행하는 게 맞는지 아닌지에 대해 생각할 시간도 필요하고, 다시 생각해보니 아닐 수도 있습니다. 그럴 때는 '회의'라는 장치를 거쳐 이 일을 진행하는 것이 옳은가? 를 검토합니다. 그렇습니다. 결제를 올리게 되는 순간 업무의 진행의 가부가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업무의 진행은 기안을 작성하기 전부터 이미 결정됩니다. 이제는 내 손을 벗어나버린 일에 대해 진행을 중지시키는 반송이라는 방법. 정말 허무할 때가 있습니다.
매듭을 잘 지을 수 있는 리더가 되자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마무리를 잘 하자는 이야기를 많이 듣게 됩니다. 마무리를 잘 한다는 것은 최소한 내가 맡은 일에 대해 책임을 지고 업무 인수인계를 제대로 하거나 마무리를 짓는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퇴사할 때 업무 인수인계서를 작성하는 것 아닙니까? 왜 리더가 되고 직급이 높아질수록 이런 기본적인 부분들에 대해 제대로 된 매듭을 짓지 않게 되는 걸까요? 사원에게 마무리를 잘 지으라고 이야기 하기 이전에 높은 위치에 있는 리더부터 스스로를 점검했으면 좋겠습니다. 리더가 되어서 제일 문제 중에 하나는 중간에서 잘라먹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읽씹' 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요. 최소 매듭은 짓는 리더가 되어야겠습니다.
"탁월한 성취는 대부분 '용기' 덕분에 달성된다." - 지금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는가 中
용기 있는 리더는 책임을 집니다. 내가 결제를 하는 그 순간, 이 일은 내 일이 됩니다. 그리고 그 일을 제대로 하는지 점검하고 검토해야 하는 건 당연합니다. 그래서 리더에게 많은 일을 직접 하는 것이 아니라 관리하고 감독하는데 더 포커스를 두는 것 아닐까요? 책임감을 가지고 일을 하도록 용기를 내주십시오. 설사 그 일이 실패하더라도 일을 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는 리더가 되어 주세요. 그럼 최소한 실패하지 않으려고 자발적으로 노력하는 팀원들을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