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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산문꾼 Nov 05. 2018

노력하고 싶지는 않고, 위로는 받고 싶고.

임경선작가『태도에 관하여』소개글

unsplash.com

매사에 꾸준한 노력과 성실한 자세로 친구들의 모범이 됨.


 어렸을 땐 분명 칭찬이였다. 학교를 하루도 거르지 않은 자에게 수여되는 개근상은 자랑스러운 노력의 징표였고, 문제는 틀렸어도 깜지 숙제만 잘해오면 혼나지는 않았다. 언제 부턴가 결과 앞에서 상식이 뒤집혔다. 최선, 노력, 성실이라는 표현은 더 이상 칭찬이기 보다는 변명에 가깝게 들리고, 심지어 조소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걔? 애 자체는 성실하지."


 "쟤는 노력은 하는데 성적은 왜 저모양 일까."

수근거릴 것만 같은게 두려워 시험공부는 한개도 안한척 한 경우는 나만 그런 것일까. 노력을 안한척 하므로써 얻을 수 있는 보상은 1) '원래 머리가 좋아서 그래'라는 찬사 2)실패시, 둘러댈 수 있는 안전 장치였을까. 사실 내 노력에 대해서 나말고 아무도 관심은 없었던 것 같은데.


 만약 직장에서 성실하다고 소문나면, 야무진 사람들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 "하는김에 같이 취급되는 부탁","상습적인 카풀", 그리고 재주는 내가 부렸는데 돈버는 왕서방이 따로 있었다면 당신은 성실해서 감긴 것이다. 이때의 성실함은 만만함으로 대체할 수 있다.


그렇다고 훗날에 어른이 되서, 그대의 자식들에게 '세상은 만만하지 않다'고, '노력보다 중요한건 결과'라고 가르칠 것인가.  "너도 커보면 알아."  빈정거리는 모습이 과연 그대가 아닐거란 보장은? 


 우리는 왜 성실하여야 할까? 

 임경선 작가는 '나를 살아가게 하는 가치들' 이라는 부제를 통해 태도를 말한다.

 

 물론 책에서 하는 얘기는 '꼰대'로 부터 이미 들은 얘기일 수도 있다. "우리 때는 말이지.", "요즘 애들은" 으로 시작하는 저딴식의 태도 때문에, 어쩌면 그대는 성실함이 중요하다는 얘기를 한귀로 흘렸을 수도 있다. 그러나 같은 재료도 사용법에 따라 독이 될 수 있고, 약이 될 수도 있다. 같은 말이라도 방법의 차이에서 품격은 드러나기 마련이다. 꼰대의 얘기는 분명 독으로 쓰인 재료였다. 그렇다면 약으로 쓰인 재료는 어떨까 살짝 들여다 보자.


젊을 때 성실하게 애쓰고 노력하는 것은 기초 체력 쌓기 훈련 같은 거라서

몸과 정신에 각인시킬 수 있을 때 해놓지 않으면, 

훗날 진짜로 노력해야 할 때 노력하지 못하거나

아예 노력하는 방법 자체를 모를 수 있다.

잘될지 잘되지 않을진 모르지만

젊은 시절 최선을 다해 노력했거나 몰두한 경험 없이 성장해버리면 '헐렁한' 어른이 되고,

만약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했을 때

'이건 나의 최선이 아니었으니까.'라며

마치 어딘가에 자신의 최선이 있다고 착각하면서

스스로에게 도망갈 여지를 준다   -태도에 관하여 중-



 부조리한 상황 속에서 속 쉬원하게 하고 싶은 말이 있었는데, 어떻게 표현할 방법을 몰라 화도 못내고 넘길 수밖에 없던 경우가 있었다. 내가 하는 세상탓이 그저 투덜거림에 불과한 적도 있었다. 간혹 냉정함으로 착각하고 스스로 취해 빈정 거리기만 했던 시절도 있었다. 이 책을 통해 "내가 하고 싶은 말이 이말 이였다."는 공감과 함께, 찌질한 내 모습을 바라보게 되었다. 어쩌면 힐링속에 숨어 하는 자위보다, 직접 불편한 상황을 마주치며 얻는 성숙이 더 효과적일 확률이 크다.  


 성실함 외에도 살아가면서 겪는 여러가지 갈등을 제시한다.  살아가는 방법, 즉 어떻게의 문제를 '태도'라는 장치를 통해 들을 수 있다. 보편적인 가치를 논하지만 결코 뻔하지 않았다. 그러나 받아들이는 것은 독자의 몫이니, 정답을 기대하지는 않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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