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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aRio May 11. 2022

실수해도... 실패해도 괜찮아..

어린 나영이에게.


나영아, 실수해도, 실패해도 괜찮아.

네가 온 힘을 다해 매 순간 노력하고 있는 거 알아.

하지만 어느 순간 실수할 수도, 실패하기도 할 거야.

그때는 그냥 잠시 쉬어보렴.

넘어진 김에 쉬어가는 것처럼.


물론 불안하겠지.

네가 잠시 쉬는 동안, 아픈 마음과 몸을 돌보는 동안,

다른 아이들은 저만치, 더 멀리 달려 나갈 거 같고

그래서 나중에 네가 그들을 뒤쫓아 갈 때 더 힘들어질까 봐 무섭겠지.


그런데 그거 아니?

그래도 괜찮아.


물론 결승선은 정해져 있고, 그곳에 가야 하는 시간도 대강은 정해져 있지.

하지만 네가 조금 늦게 간다고 못 도달하는 건 아니야.


그거 아니?

어쩌면 네가 지금 쉬지 않고 아픈 몸과 마음을 끌면서 힘들게 가다 보면

결국은 아예 뛸 수 없을지도 몰라.

그때는 정말로 결승선에 못 갈지도 모르고.


그리고 혹 가능하다면 한 가지를 더 기억해줬으면 좋겠어.

(너무 길게 말해서 미안!)

그 결승선에 안 가도 돼.

거기 말고도 멋진 곳이 많아.

어쩌면 다시 출발선으로 돌아가는 것도 색다른 경험일 수도 있어.


그래, 모르겠지.

네가 생각해온 거, 부모님이, 선생님이, 친구들이, 모든 사람들이 이야기해준 거와는 다르지.

그러면 진짜 딱 하나만 기억해.

네가 스스로를 돌보면서 매 순간을 충실히 나아간다면

넌 충분히 가치 있는 사람이라는 걸!

어딘가에 도달하지 않아도 말이야!

그걸 그 누구보다 너 스스로 알아주길 바라!




결국 올 초에 결심했던 매주 1개씩 브런치 글쓰기는 실패로 끝났다. 한 달에 두 개 쓰기도 힘들었으니.. 하지만 그렇다고 내가 허투루 산건 아니다. 나름대로 나를 돌보며 충실히 지냈다. 그렇기에 이번의 실패도 받아들이려고 한다.

대신 오늘 산책을 하면서 문득, 어제 딸에게 실수해도 된다는 이야기를 한 것이 생각났다. 그러면서 나도 어릴 적에 이런 얘기를 들었으면 좋겠겠다는 생각에 여기에 남겨본다.

이렇게 종종 어린 나영이에게 말을 걸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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