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2. 01(일)
뱃속에서 올록볼록, 마꼬가 움직이는 느낌이 들었다. 발로 배를 뻥뻥 차는 힘찬 태동까지는 아니지만 꼬물꼬물 한 작은 움직임이 느껴진다. 얼마 전에, 임신 중에 아기가 발로 차서 갈비뼈에 금이 간 사람도 있다는 글을 보아서... 태동을 겪을 때가 다가오는 것이 무서웠다. 그런데 아직은 발길질을 할만한 크기가 아닌가 보다. 오늘은 태동에 관한 이러저러한 걱정을 SNS에 올렸더니, 아는 지인도 사촌 동생이 임신했을 때 태동으로 갈비뼈에 금이 세 개나 갔다고 알려주었다. 아기가 신나게 뱃속에서 노는 움직임이 임산부에게는 고통의 기간이 될 수도 있는 거구나.
올해 네 살이 된 우리 집 털 동생, 포카는 몸무게 20kg의 중형견이다. 자기의 몸이 얼마나 자랐고, 무거워졌는지를 도통 알리가 없는 이 강아지는 무릎에 앉고 싶다는 뜻으로 토토와 나의 다리를 앞발로 톡톡 건드린다. 포카의 그런 모습이 귀여워서 원하는 대로 해주곤 했는데, 십 킬로가 넘었을 무렵부터 무릎에 앉히는 일이 버거워서 그 대신 양다리를 벌려서 그 사이에 앉게 해 준다. 그러면 포카는 그것으로도 만족하는지 허벅지에 턱을 괴고 엎드려서 쉰다. 그러다 잠이 들어버리는 경우에는 종종 다리에 쥐가 나기도 하지만, 잠든 모습이 귀여워서 참을 수 있을 때까지 저릿함을 참을 때도 많다. 보호자의 이런 어려움은 모른 채, 늘 곁에서 쉬고 싶어 하는 포카의 순수함이 귀엽다. 포카와 지내며 하나씩 깨달았던 것처럼, 마꼬의 꼼지락도 얼마나 커질지는 모르는 일이다. 갈비뼈에 금이 간다고 해도 괜찮다고 생각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지만 그래도 만남을 위한 과정의 한 부분이니 지켜보고, 참고, 기다릴 수밖에. 오늘도 도무지 예측할 수 없는 일로 불안하지만 엉덩이를 붙이고 앉은 포카의 체온을 느끼며 마음을 진정시켜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