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튜디오 포카 Nov 24. 2019

나와 마꼬의 노동요

2019. 9. 24(화)

주문했던 가수 이랑 님의 '라이브 인 도쿄 2018 <그러면>' 앨범을 배송받았다. 설레는 마음으로 CD를 개봉해 앨범을 몇 번이고 반복해 재생했다. 오늘은 집에서 이 앨범을 들으면서 밀렸던 그림일기를 쓰기로 했다. 나는 평소에도 이랑 님의 노래를 노동요 삼아 자주 들어왔다. 귀가 어두운 편인지, 대부분의 대중가요는 노랫말을 잘 못 듣거나 착각해서 엉뚱한 내용으로 기억하는 경우가 허다한데, 이랑 님의 곡은 가사도 잘 들리고, 리듬도 단순해서 은근히 중독되는 면이 있기 때문이다. 내가 이랑 님의 곡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건 '삐이삐이'. 다큐멘터리에서 돌고래가 우는 소리를 듣고 노래를 지었다는 내용의 인터뷰를 어디선가 보았던 것 같다. 

 


종종 태교로 어떤 걸 하느냐는 질문을 받기도 하는데 나는 특별히 새로운 활동을 찾아서 하기보다 내가 좋아하던 것들을 계속 이어서 하고 있다. 마꼬를 만나기 전부터 2주에 한 번씩 친구들과 만든 자수 모임에도 나가고 있고, 최근에는 성미산에 있는 나무 공방에서 세 번째 나무 숟가락도 깎았다. 매일매일 산이나 홍제천으로 반려견 산책도 나가고, 그림일기를 그리는 나날을 보내고 있다. 특별히 태교를 위한 활동은 아니었고, 평소에 좋아서 시작했던 것들인데 사람들은 마꼬에게도 좋은 영향을 줄 것 같다고 한다. 좋아하는 것들과 좋아하는 사람들만 주위에 두기로 했던 나의 작은 신념이 마꼬에게 좋은 영향을 줄 것 같다고 하니 다행이구나 싶었다. 아직은 태동도 없고, 같이 있다는 느낌이 들지는 않는데 이제는 무엇이든 같이 나누는 거라고 생각하니까 작업 메이트가 생긴 기분이기도 하다. 마꼬를 만나기 전에 한 번도 보지 못했던 이랑 님의 공연을 실제로 보고 싶은데, 그런 기회가 생기려나. 그럴 수 있다면 너무너무 행복할 텐데!

매거진의 이전글 반바지 같은 팬티를 입는 법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