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 명상가의 명상법
퇴사 후 매일 아침 명상, 운동, 독서를 찔끔찔끔하고 있는 나로입니다.
오늘은 매일 하고 있는 루틴 중 '명상'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서 오랜만에 브런치에 글을 올립니다.
제가 명상을 시작한 지는 3개월 정도가 됐는데요.
제가 명상을 하면서 느낀 작지만 큰 변화를 나누고 싶어요.
처음 명상을 시작하시는 분들이나
감정의 구렁텅이에 자주 빠지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매일 새벽 일어나 세수하고 난 후 거실 매트에 앉아
10~15분간 명상을 하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서 집중도 안되고
하품만 자꾸 나오더라고요.ㅎ
어떻게 하는지 모를 때는 그냥 숨 쉬면서 집중하자 생각하며
코로 숨을 들이마시고 코로 내쉬다가
'혼자 있는 시간의 힘(사이토 다카시)'이라는 책을 보고
호흡법을 바꿔봤어요.
코로 천천히 들이마시고 잠시 2~3초간 숨을 멈춘 후
입으로 천천히 내쉬는 방식으로요.
단순한 차이지만 호흡이 더 깊어지고 집중이 더 잘 되더라고요.
그럼에도 명상을 10분 하면 그중 9분 30초 정도는
잡생각을 하는 것 같아서
나는 왜 이렇게 집중을 못하지.. 하고 있었는데
'타이탄의 도구들(팀 페리스)'이라는 책을 보니,
저만 그런 게 아니더라고요. ㅎ
책에 따르면 중요한 것은 '정신이 방황하고 있다'라는 걸
알아차리는 것이라고 해요.
정신의 흩어짐을 알아차린 후
1초만이라도 주의를 집중하면 '성공적인 명상'이라고 합니다.
(ㅎ.. 다행)
이해를 돕기 위해 책의 내용을 잠시 인용하자면
유도 명상의 전문가 타라 브랙은 이렇게 설명했다. "명상이 필요한 이유는 간단하다. 지금껏 우리는 관심을 이곳저곳으로 흩어지게 하는 근육을 주로 단련해왔기 때문이다. 명상의 99퍼센트가 딴생각으로 이루어지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중요한 건 나머지 1퍼센트다."
<타이탄의 도구들> 31p
책을 읽고 나서는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명상을 할 수 있었어요.
딴생각을 하는 나를 알아차리기만 해도
좋은 명상이라고 하니 다행이에요.
명상을 시작한 지 1-2주가 지났을 때부터 작은 변화를 경험하기 시작했어요.
일상생활에서 내가 관찰자처럼 나의 감정을 관찰할 수 있게 되더라고요.
아이 때문에 화가 나거나 사소한 일에 짜증이 날 때,
그 감정과 잠시 떨어져 나를 볼 수 있게 되었어요.
"아, 내가 지금 화내고 있구나",
"아, 내가 지금 이것 때문에 짜증이 났구나" 하고요.
누구든 나만의 '구렁텅이'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각자 살아온 인생이 다르고,
그 안에서의 경험, 그것과 연결된 엉킨 감정들이
현재의 비슷해 보이는 사소한 자극에도
우리를 구렁텅이로 끌어내리려고 하는데요.
명상을 하기 전에는 나만의 감정 소용돌이인
구렁텅이에 빠졌을 때 그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나=감정, 나=구렁텅이'로 동일시했었어요.
하지만 명상을 시작한 후에는
감정의 소용돌이에 빠진 상태에서도
(엄청 화가 나거나, 우울하거나, 짜증이 날 때)
"아, 내가 구렁텅이에 빠졌구나"라고 인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더 나아가 나중에는 구렁텅이에 빠지려는 순간
"앗, 구렁텅이에 또 빠질 뻔했네."라고 생각하며
빠지기도 전에 다행히 피해 갈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감정의 회복 속도가 놀랍게도 빨라졌습니다.
하루 10분, 그것도 95%는 잡념으로 가득한 명상을
1-2주 동안 했을 뿐인데 말이에요.
명상을 계속한다면,
언젠가는 우리를 괴롭히는 구렁텅이 자체가
자취를 감출 수도 있지 않을까요?
빠지지 않는 구렁텅이는 아무 의미가 없으니까요.
우리가 그동안 인식하지 못했던
나만의 구렁텅이에 빠져
스스로 잠재력을 발휘할 기회를 놓치고 있지는 않은지,
하루 10분간의 명상으로 관찰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