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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북칠 Feb 13. 2023

초밥

일본에서 한 달 살기 프로젝트(3)


 K가 일본에 도착한 첫날 초밥을 먹었다.

 회전초밥집에서 위장을 넘어 목구멍에까지 들어차도록 먹었다. 기대하고 기대하던 초밥이라서 그랬나, 쉬이 배가 부르지 않았다. 그런데도 마지막 삼킨 회초밥이 툭 치면 목구멍으로 넘어올 판이었다. 표현이 좀 더럽지만 딱 그만큼 먹었다. 초밥을 좋아한 이래로 처음이었다.




 가장 먼저 먹은 초밥은 오징어 튀김 초밥이었다. 튀김 초밥이란 게 있었나? 기다란 오징어 튀김에 중간에만 밥이 살짝 붙어있다. 기대 없이 먹었는데 맛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쫄깃하다. 오징어가 엄청 두껍다. 이후로는 사진 찍을 새도 없이 먹었다. 급하게 셔터를 누른 영혼 없는 초밥 사진만 수북하다. 음식 사진은 찍고 싶지만 그것 때문에 먹는 행위가 지체되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번엔 특히 더 여유가 없었다.


 일본에서 두 번째로 초밥을 먹었다. 저녁밥으로 먹기 위해 마트에서 세일 중인 초밥을 한 팩 사 왔다. 큼직한 초밥이 10개 들어있는데 할인해서 우리나라 돈으로 오천 원이다. 연어알김말이, 참치, 연어, 관자, 다진참지, 새우 등 다양하게 들어있다. 오천 원에 호화롭다. 심지어 촉촉하다. 이것도 맛있다. 맛있어서 급하게 먹게 되니 체할 것 같다. 탄산수를 하나 꺼내 마셨다.


 일본에 가면 초밥 먹어야지. 일본에 오기 전에 입에 달고 살던 말이다. 평소에 흔하게 먹는 음식이 아니다 보니 여기서 처음 먹어본 초밥 종류의 수가 꽤 된다. 고등어 초밥, 생멸치 초밥, 이름 모를 초밥 등등등. 종류는 다 다르지만 초밥 위의 회에서 고유의 담백한 회 냄새가 난다는 공통점이 있다. 전혀 비리지 않은 회 냄새와 맛이 느껴졌다. 이제껏 내가 먹어온 초밥의 데이터들을 기준으로 판단해 보자면, 일본에서 먹은 회전초밥, 마트초밥 전부 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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