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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지영 May 14. 2021

2021년 작업일지 7

모종 심기,지지대 설치, 솎아주기

2021년 5월 12일 수요일 맑음


약 20여 일간 바빠서 도저히 브런치에 글을 쓸 수가 없었다. 핑계가 10% 정도 섞여있지만 육아에 살림에 강사 일까지 하려니 힘에 부쳐서 브런치를 희생하기로 했다. 그래서 밀린 몇 주간의 작업일지를 쓴다.


4월 28일 수요일에는 애호박 2개, 오이 3개, 브로콜리 4개, 양상추 6개, 메리골드 1개 , 상추 3개, 치커리 3개를 심었다. 수세미도 심고 싶었지만 모종 가게에 없어서 애호박과 오이만 샀다. 호박을 뭘로 살까 고민했는데 애호박으로 낙점. 나중에 한 아이가 자기는 애호박은 싫고 단호박을 좋아한다며 아쉬워했다. 미안하다~  

사진은 애석하게도 없다. 


5월 5일 어린이날은 건너뛰고, 5월 12일에는 다음과 같이 심었다. 

대추 방울토마토 4개, 방울토마토 3개, 청양고추 3개, 오이 고추 2개, 가지 6개, 라벤더 1개, 로즈메리 1개, 레몬밤 1개, 애플민트 1개, 대파 60개, 마가렛 1개, 한련화 1개, 고수 3개, 제라늄 1개, 작두콩 2개를 심었다. 

 아이들이 심은 거라 나중에 보니 재식거리는 엉망이었지만 그냥 놔두었다. 완전히 잘못 심은 것만 다시 심었다. 이날은 초여름처럼 더웠다. 아이들도 나도 '덥다' 연발. 수업 끝나고 아이를 데리러 가야 해서 지지대는 다음날인 목요일 오후에 가서 설치했다. 역시나 더워서 기절 직전. 오전에 야외수업을 하고 학교에 와서 땡볕에서 작업하려니 죽을 맛이었다. 물도 안 챙겨갔다. 왜 그랬을까. 고추와 가지는 집에 있던 스테인리스 지지대를 가지고 가서 설치했다. 방울토마토는 X자 지지대로 설치했다. 작년에 일자 지지대로 하니 열매가 열리면서 무거워지니 자꾸 쓰러져서 이번에 X자를 설치해보기로 했다. 텃밭 한쪽에 버려놓은 폐목이 있어서 그걸로 지지대를 설치하고, 다이소에서 산 끈으로 망을 설치했다. 아무래도 힘이 모자라니 지지대가 깊숙이 박히지 않은 것 같은데 나중에 봐서 케이블 타이로 다시 조여주던가 해야지. 쪼그리고 앉아 작업하고 나니 안 그래도 부실한 무릎이 더 아팠다. 


  

무릎 연골을 학대하며 설치한 지지대


아... 오이망을 살걸 그랬나 했지만 늦었다. 100% 수공업. 그래도 하고 나니 뿌듯하다. 첫 작품 치고는 나쁘지 않다고 자체 평가. 10점 만점에 9점 드립니다. 살짝 기울었지만 패스. 어차피 7월 말~8월에 다 뽑아야 하기에 새로 설치하는 것보다는 대충 수리하면서 쓸 계획이다. 윗부분은 케이블 타이로 다시 단단히 조여 줘야 할 것 같다.




고추와 가지는 일자 지지대 설치. 




4월 14일에 파종한 강낭콩도 꽤 자랐다. 파종한 것의 50%는 건진 듯.



가지와 고추가 남아서 강낭콩 밭에 더부살이를 시켰다. 튼튼하게만 자라 다오.




4월 7일에 파종한 완두콩 현황. 지지대도 설치


완두콩은 파종한 종자에서 다 싹이 났다. 한 구멍에 2~3개씩 넣었는데 싹이 다 났다. 1개를 남기고 다 뽑은 뒤에 지지대를 설치했는데 괜히 뽑았다 싶었다. 그냥 놔두면 알아서 엉키면서 자랐을 텐데. 아쉽다.

 뽑아서 버린 완두콩을 보니 잎 뒷면에 곤충 알이 붙어있었다. 집에 갖고 와서 부화시킬걸 그랬나. 이미 버려서 늦었다. 곤충들이 곧 활개를 칠 계획인가 보니 앞으로 잎 뒷면을 잘 봐야 한다.


 

당근도 싹이 많이 났다.


4월 14일에 파종한 당근도 싹이 많이 났다. 이제 슬슬 솎아주기를 해야 하는데 애들한테 시키자니 후환이 두려워서 아마도 내가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하도 빽빽해서 엄두가 안 나기는 하다. 조금 더 자라면 할까 싶기도 하고. 물을 충분히 주라고 했더니 아예 들이부어서 싹이 모두 드러누운 것을 내가 손으로 일일이 다 세웠다. 아이들 수가 많아서 하나씩 세세히 알려주지 못하는 게 좀 아쉽다. 조만간 솎아주자.



옥수수는 한 구에 2개씩 심겨있었다. 분리하기도 뭣해서 그냥 심었다. 6개 천 원인데 화분은 하나라 3개(실제로는 6개)를 욱여넣었다. 강자만이 살아남겠지. 미안하다.


무성해진 감자


감자는 줄기 2~3개만 남기고 뽑거나 잘라주었다. 아깝지만 어쩔 수 없지. 큰 감자가 많이 달려서 아이들에게 충분히 나눠줄 수 있으면 좋겠다. 아이들도 감자가 무럭무럭 자라는 모습에 늘 감탄한다. 


 



쌈채소들도 잘 자라고 있는데 적경 치커리는 상태가 별로다. 잎이 탄 것처럼 비실한 개체가 있어서 조만간 알아보고 조치를 취할 예정. 상추도 부지런히 따야겠다. 친환경 비닐도 주문했다. 아이들이 비닐 가득 가져가도록 열심히 키워야지.


다음번에는 꽃, 허브, 덩굴식물 모종 사진도 찍어야겠다. 내 사랑이 늘 한쪽으로 치우치나 보다. 5월 14일 금요일도 덥다고 해서 오전에 물을 주러 갔다. 작물들이 자라는 모습을 보니 귀찮다는 생각이 안 든다. 부디 잘 자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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