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성인 Nov 24. 2023

바다 (2)


“멀어지는 수준이 아니야. 끝이 나는 거라고.”


부정적 경험은 알게 모르게 우리에게 현실의 감정, 판단, 나에게 영향을 준다. 트라우마라고 하긴 어렵겠지만, 방어기제를 만드는데 영향을 끼친다.


내 친구가 그랬다. 우리에게는 한심할 정도로 취급될 친구들이 얼마나 소중했는지는 나는 모른다. 다만, 순간 내가 그걸 한심하게 여겼다가는 나 역시도 친구의 버튼을 누른다는 것쯤은 알고 있었다.


그렇게 쉬운 관계라면 왜 그렇게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인지, 또 왜 그렇게 아파하고 있는 것인지.


사람은 누구나 마음을 가지고 있다. 가지고 싶어 하는 마음.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고, 좋은 친구를 사귀고 싶어 하고, 좋은 제품을 가지고 싶어 하는. 소유와 비롯된 마음은 억지스러운 게 아니다.


준비되기 전까지, 상실이란 생각보다 더 크게 다가온다. 우리는 감정에 있어서도 준비가 필요하고, 다가올 충격에 대비해 마음을 미리 추스르고 있어야 함도 필요했다.


친구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관계에서 최선을 다해도, 못해도. 인간관계라는 것은 항상 내 손을 떠난 문제이다. 잡으려고 해도 잡을 수 없는 그림자처럼. 나의 곁에 항상 존재하지만 내가 원하는 대로 몸짓을 바꿀 수 없고, 표정 역시 어둠에 숨겨져 있으니까.


 



이전 02화 바다 (1)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