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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고 싶어. 그게 표류가 되어도."
20살이란 그렇다. 성인이란 그렇고, 파도가 갑자기 내 머리맡을 덮쳤을 때. 바다 한가운데로 그 물살에 휩쓸려가도.
자유가 으레 그렇듯이.
대학생이 되었다. 고등학교 때와는 다른 수업 방식, 다른 인간관계. 이전 까지는 선택에 강요당해 인간관계에 속해져야만 했다면, 조금 더 능동적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내가 앞으로 4년 동안 속해 지내게 될 무리를 강의실에 앉아 빙 둘러보았을 때.
딱 봐도 술만 먹을 것 같은 모임, 게임만 할 것 같은 모임, 공부만 할 것 같은 모임 등등...
20살의 기대는 역시 새 학기 캠퍼스 라이프를 즐겨보고 싶은 마음뿐이었던 것 같다. 그렇다면 내가 갈 곳은 정해져 있었다. 그런데 나는 술을 좋아하지도, 늦게까지 노는 것을 좋아하지도 않았다. 그냥 단지 학교에서 지낼 때 나 이런 친구들이랑 어울린다는 사실이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았다.
무리해서 술을 마시러 나갔고, 어울리지도 못하면서 같이 무리를 지어 밥을 먹으러 다녔다. 그래도 그게 꽤 재미있어 보였으니까, 인스타에 자랑을 하고, 친한 척을 하며 그게 뭐라도 된 듯이.
표류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었을 때의 불편함. 오버사이즈가 아닌 작은 옷에 몸을 끼워 맞췄을 때 오는 불편함과 답답함.
나는 내가 되고 싶고, 하고 싶었던 것을 선택했을 뿐인데 왜 이렇게 답답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