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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왔을 때, 왜 겨울이 다시 안 올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계절은 제 할 일을 다해 그저 돌고 돌았을 뿐인데.
나는 내가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어. 결과가 그렇지 않다고 말해줄 때까지.
어떡해, 그게 겨울이었다는 사실은 주위가 추워지고 입김이 나와야 비로소 깨닫는걸.
지난날의 따뜻함은 오늘의 추위를 더욱 차갑게 만들었고,
'언젠가 또 나에게도 봄이 오겠지'라고 생각하기 이전에 과연 이 계절을 버틸 수 있을까 의문을 품던 시절.
또 어떻게 그냥 살아가다 보니까, 다시 봄이 와있더라. 딱히 노력은 하지 않았었는데.
봄이 와서 뒤돌아보니, 그래도 겨울나기를 위해 무언가를 했다는 것을 깨달았고,
옷을 따뜻하게 입고, 체온을 유지하기 위한 일.
살아남으면 우린 또 그냥 강한 사람이 되어있었고,
겨울이 왔을 때 또 당황하지 않겠지 하며.
어떤 추위도 이겨낼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은 또 겨울이 왔을 때 다시 한번 무너지고.
반복되다보면 그냥 그렇게 살아.
왜 사람들이 살아남는 사람이 강한 사람이라고 말했는지.
때론 그런 사람은 무덤덤하게 적응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사람이지 않을까 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