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방에서 끄적이다.
집 앞 남산에 오른다.
추운 바람이 세차게 이는 겨울이다.
이런 날씨는 따뜻한 방에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
고구마를 먹어야 제 맛인데..
한걸음 한걸음 발을 떼어본다.
나트막한 산 정상이 가까워 오니
숨이 차 오르고
몸은 데워진다.
입에서는 거친 숨 소리가 나오고
하이얀 김이 만들어졌다가
이내 사라지기를 반복한다.
내가 겪는 외부의 어려움들이
산을 오르기 전 세찬 바람같구나.
내 안의 열을 만들어 내었더니
차갑고 매서운 바람이
선선한 바람으로 바뀌었다.
몸이 데워지고 땀이나니
살랑거리며 나를 밀어주는
바람이 좋아진다.
차가운 바람에
꼼짝 못하던
내가
바람과 함께 길을 걷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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