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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성이 아빠 Aug 05. 2021

아이가 하나인 집

휴직 462일째, 민성이 D+711

'아빠, 잘 따라오고 있는 거 맞죠? 한눈팔지 마세요.' / 2021.8.3. 용담호 자연생태습지공원


이제껏 아이가 하나여서 힘들거나 불편한 점은 없었다. 사실 정확히는 아이가 하나여서 편한 점밖에 없었다. 민성이 같은 아이가 둘이었다면, 나와 아내 둘 다 심신이 온전하지 못했을 것이다.


민성이가 조금 크고 나니 이따금씩 애가 둘이면 좋겠구나 싶은 순간이 찾아온다. 그제(3일) 진안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도 그랬다(민성이의 여름휴가(1),(2)).


진안 펜션에서 11시쯤 출발해 군산에 도착하니 1시가 조금 안됐다. 1시간 넘게 차를 몰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나는 피곤한 몸으로 핸들을 잡은 채 고민을 해야 했다. 오후엔 민성이랑 또 뭐하고 놀지.


집에 가면 우리 부부는 녹초가 된 채로 짐을 풀고 정리도 해야 하는데, 누군가는 또 민성이와 놀아줘야 한다. 그때 그 생각이 들었다. 아, 좀 힘들다.


예전에 아이가 하나인 집과 둘인 집의 장단점에 대해 누군가와 이야기한 기억이 난다. 그, 혹은 그녀는 말했다. 아이가 둘인 집은 애끼리 놀면 되는데 하나인 집은 엄마 아빠가 계속 놀아줘야 한다고.


그땐 공감하지 못했다. 아이가 둘인 부모가 아이 하나인 집을 괜히 트집 잡는 이야기 정도로 여겼다. 아이랑 조금 놀아주면 되지, 그게 무슨 단점이야.


그렇지 않았다. 형제고 자매고 남매고 아이들이 매일 치고박는다고는 해도, 어쨌든 둘이 계속 붙어서 시간을 보내준다는 건 부모로서는 엄청 큰 차이였다. 겪어보니 확실히 알겠다.


마치 인간이 직립보행을 함으로써 두 팔의 자유를 얻었고, 그 팔로 도구를 사용해 문명의 발전을 이룬 것과 비슷하다. 둘 중 하나는 민성이 옆에 붙어있어야 하니 우리 부부의 팔은 자유롭지 못하고 할 수 있는 건 극히 제한된다.


다행히 그날 장모님이 계셔서 낮에 잠깐 쪽잠은 잘 수 있었지만, 종일 온몸을 휘감고 있던 그 피로감은 정말 역대급이었다. 


우리는 앞으로도 아마 아이가 하나인 집일 것이다. 민성이에게 동생이 있다면 좋은 점이 많겠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이니 아이도 살고, 우리도 살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봐야겠다. 방법이 있을까 싶긴 하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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