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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수치시대 2

나루시선, 71

by 나루

탈수치시대 2

서나루




내가 좌파 시민운동의 맨 끝을 여행했을 때 그곳에는 포슬포슬한 육아조직으로 덮인 낭떠러지가 있었다

모든 것이 자라날 수 있는 줄기세포의 형태로

그러나 아무런 기능을 하지 않는 솜사탕 꿈들이

폐지된 지역구, 사고당구에서 쿠팡알바를 뛰고 있었다

낮에는 배민 콜을 잡으며, 『독일 이데올로기』 안주삼아 술을 처먹으며

뒤에는 비명소리가 들려왔다

우파의 끝에서 괴물이 된 개저씨들이 지능이 아슬아슬하게 미달인 여자를 잡아먹고 있었다


지능이 충분한 여자들은 모두 남자 없는 차원으로 이민갔다

학부연구생, 독일어 베 아인츠, OPIC AL, TOEFL 105, 대학에서 보내주는 미국 교환학생 1년, 새벽 필라테스, 저녁 러닝크루, 호주 워킹홀리데이, 노벨문학상 수상집 독서모임, 학회 포스터 발표, 외국계기업 6개월 인턴쉽, 경기도창업해커톤, 청년센터창업컨설팅, 해외 석사, 해외 신진청년유학장학금

뭐 그런 것들은, 젠더별 수준격차 사유 망명자의 시민권이자,

벌레 쫓는 모기약이다

전 세계 누구도 핵을 쏠 이유가 전혀 없다는 뉴질랜드 같은, 재앙들의 비껴선 틈새 차원으로

볼셰비키, 이승만, 서북청년단, 빨치산 모두 남자들이었으니까.


남자들은 세대가 지나도 똑같이 못생긴 동양인 얼굴로 악을 쓴다

영국 드라마 하나 이기지 못하는 태극용사 애국 수호 방패 망치 명예 위수 독사 참수 청년단

비슷하게 못생겼지만 돈은 더 못 버는 한국공산당창당준비위원회


그 못생긴 얼굴들이 한국전쟁에서 민간인만 114만명을 죽였고, 소련에서는 더 할 것인데

나는 매카시즘이 법살(法殺)한 로젠버그 부부는 누구네 사망자로 분류할지 고민이다

볼셰비키가 죽인 사람들, 이승만이 죽인 사람들

서북청년단이 죽인 사람들, 빨치산이 죽인 사람들

이렇게 사사분면으로 SWOT분석을 해 볼까?

그런 건 경영대 과탑 여자애들을 시키면 가장 잘 할 것이다


워먼이라는 말을 쓸 필요도 없다

초시 아니면 재시에 다 붙은 과탑 커리어맨들이니

워먼, 이라는 멸칭이 없어진지는 꽤 되었다

남자들은 게임 중독에 빠져 자격증 7수 중이라서

여자들은 이미 벤조디아제핀을 삼키며 이악물고 입술에 필러 맞고, 재수끝에 붙든가, 삼수째는 자살하기 때문에


남자들이 니체 읽고와서 개소리 떠들 때

가족에게 양가감정을 깨달으면서부터,

자신이 걷는 길이 생사의 칼날이었음을 알던 발할라 전사들

암살자처럼 조용하고 효율적이다

엄마의 사회적 죽음을 받아 살기에


신나찌, 신스탈린, 신, 신, 뭔, 병신같은 소리가 헛좆질처럼 울컥거려도

상하좌우의 병신들이 하나의 점처럼 보일 때까지 그들은 전진한다

전남친을 차단박으며

헛좆질 헛좆질들이 이북땅 핵실험처럼 꽝꽝거려도

과탑 여자애들은 조용히 연봉을 올려가며 해외대기업에서 해외대기업으로 영전한다

한국에서 싸 간 항불안제를 먹으며


지방을 나가지 못한 자매들의 시신을 뒤로 하고

엄마의 인생을 뒤로 하고

앞서서 나가니, 산 자여 따르라*

산 자가 본인밖에 없다는 것을 그들은 알고 있기 때문이다.



* 『임을 위한 행진곡』 (1981)







사진: UnsplashDM Davi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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