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 밥상머리 6

다르게 보일 거야

by 강물처럼

가능한 아침 시간에는 음악을 틀어놓는다.

요즘은 옛날처럼 음악을 듣는 일이 수고스럽지 않고 간단하다.

휴대폰 하나만 있어도 듣고 싶은 곡들을 연신 들을 수 있는 시대다.

특히 식사를 하는 동안에는 잔잔히 음악소리가 들리는 것이 좋다.

나 혼자 있을 때에도 그렇지만 아이들과 함께 있는 경우에는 더욱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대신 말수가 많은 편이 아니지만 음악 속에서 침묵은 또 흐르는 맛이 있다.

그러니 추천한다.


오늘도 곡이 흘렀다.

지금은 정확히 생각이 나지 않는데 얼후 연주가 뒤이어 이어지고 있었다.

"산이야, 지금 저 음악 어떠냐?"

아이가 밥을 맛있게 먹던 중이었다.

문득 고개를 들고 소리에 집중한다.

"응, 좋은 거 같아."


하나의 곡이 다 전해지는 동안 아이 표정을 같이 살폈다.

그저 귀여운 얼굴을 하고 있는 5학년이다.

'산이야, 자기 느낌을 설명할 줄 알아야 한다.

그게 뭐 어렵냐고 그러겠지만 좋다, 싫다, 예쁘다, 맛있다 그런 말은 성의가 없는 거다.

그건 3살짜리 애기가 하는 말이지, 너만큼 큰 아이들은 자기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해.

수학이나 과학만 설명하는 것이 아니야.

느낌이나 감정도 표현하는 법을 익혀야 하는 거야.

어려운데 안 하면 평생 못해.

평생 좋다, 싫다만 말하고 말 거다.

지금 어떤 느낌인지 잘 전달하려면 그걸 잘 들여다볼 줄 알아야 해.

감정이란 것이 살아 있어서 매 순간 다르거든.

하늘의 구름이 한 번도 같은 모습이 없듯이 좋다는 느낌도 다 달라.

슬픔도 그냥 슬픈 것이 아니고 짠맛이 신 맛이 쓴 맛이 있는 것처럼 다른 맛으로 몸에서 퍼진다.

자기 안에서 일어나는 것들을 가볍게 여기지 말고 알아줘야 해.

네가 무슨 말을 하는데 엄마나 아빠가 듣지도 않고 그러면 풀이 죽겠지?

똑같은 거야. 마찬가지지.

처음부터 잘할 수 없으니까 연습하는 거다.

음악을 들으면서 연습하다 보면 나무를 보면서 느끼게 되고, 바람도 그냥 부는 게 아니라는 것을 알지.

그렇게 점점 커지다 보면 사람들 마음도 잘 볼 수 있게 될 거고.

그러다 보면 세상이 다르게 보일 거다.'


나는 산이 스타일을 조금은 안다.

속으로 말을 걸고 속으로 끄덕이는 아이.

억울하면 말도 없이 눈물만 톡톡 떨구는 아이, 감동적이다 싶으면 컵에 물을 따라주는 것이 산이다.

아이는 계란탕이 맛있었나 보다.

한수저 듬뿍 떠서 밥그릇에 올려놓는 것이 내 이야기가 재미없진 않았나 보다. 내 앞에 있는 볶은 콩나물이 먹고 싶다면서 서툰 젓가락으로 콩나물 무침을 열심히 집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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