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이야, 소설을 쓰거든 아빠한테도 고맙다고 해줘야 한다.
어제는 아침 묵상으로 강이가 쓴 것을 사람들에게 전했다. ´아멘´ 대신에 ´ by 강이´라고 쓴 아기자기한 글이 은근하게 사람 마음을 끌었다. 고마워하는 사람, 놀랍거나 반가워하는 사람들의 표정이 보였다. 강이는 글을 쓰는 재미와 설렘, 기쁨 같은 것을 반찬 삼아 밥을 먹는다. 볕을 쪼아대는 병아리처럼 아무 걱정 없이 글을 따라 바지런히 종종걸음을 걷는다. 그 모습이 ´봄날´이어서 아빠도 느긋하니 즐거움 속을 거닌다.
내 인사와 감탄, 감사는 이 한마디다.
´강이는 글을 쓰겠다. ´
친구들끼리 소원을 빌러 떠나는 여행이 나오는 영화를 보면서 너는 꿈틀거렸다.
"아빠, 나 수능 시험 보고 친구들이랑 저렇게 여행하고 싶어."
그 순간 5학년짜리 네게 포착된 것을 무엇이라 부를까.
그것은 돋아난 것이 맞을까, 아니면 솟았다고 하면 더 어울릴까.
다 좋았다. 그야말로 『너와 함께 한 모든 순간이 다 좋았다』고 내가 말해야 할 차례가 올 것을 아빠는 그 순간, 바람이 불었다.
"아이코, 강이 뒤따라 다녀야겠네."
내 푸념은 푸념이 아니고 걱정도 걱정이 아니다.
나는 너로 인해 세상이 순했으면 하는 꿈을 꾼다. 나의 세상이 되는 너를 구원이라고 할밖에 다른 어떤 것으로 소원을 빌까. 너는 우리가 영화에서 봤던 것처럼 아빠 말고 ´세상´ 같은 것을 더 생각하기로 하자. 글은 그래야 한다. 아빠는 무거운 것을 먼저 들고서 실색하여 할 말을 잃거나 할 일을 찾지 못한 사람이다. 너는 가벼우니까, 깃털처럼 가벼운 것 먼저 가졌으니까 글을 써보기로 하자. 투명해서 좋은 것들을 하나씩 적어보기로 하는, 걸음을 떼는 시냇물이 되어 아장아장, 뽀송뽀송, 무장무장, 졸졸졸졸, 연두색으로 살랑살랑, 알았지?
소원은 기적이란 말하고 나란히 가는 선로, 하나의 길.
너도 그렇게 세상을 바라봤으면 좋겠다.
아빠는 거기 나무 있잖아, 나무가 있는 거 알려나 몰라. 자갈이 깔린 궤도를 따라 먼 길을 누워서 누워서 따라오는 그 침목들 있잖아. 기름을 먹고 기름 냄새가 나고 그러면서도 거대한 기차가 달리는 그 길을 지키는 힘센 나무들. 내 꿈은 그 나무가 되기로 한다. 꼭 그래 볼 테니까 너는 가보고 싶은 데에 발이 닿는 사람으로, 알았지?
그러고 보니 우리 기차 탄 지 꽤 오래 지났다.
어디 가는 기차를 탈까.
바다를 지나는 기차는 어떨까, 대관람차보다 높이 올라가는 기차는 또 어떨지, 아 그 길에서도 자갈이 있고 침목이 있고 그럴 수 있나?
이름이 예쁜 역이 나오거든 거기 코스모스가 어울리는 모습을 찍어보자. 코스모스가 만발한 그림에는 또 무엇이 필요할지 우리의 소원을 거기에 적어두기로 하자. 그거 참 좋은 나라일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