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74

아침에,

by 강물처럼


낮이 더워지고 있습니다.

6월은 6월인 듯싶습니다.

이틀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날이 밝아오는 시간도 힘도 기세도 모두 달라졌습니다.

열매를 맺고 그것을 키우려면 이 정도 기운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자연 自然이 본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오르고 승하고 펼치면서 맺으려는 그 흐름이란 것이 하나의 춤사위 닮았습니다.

6월은 환절기도 다 보낸 세월이 한숨 쉬어가는 참에 들른 고갯마루, 거기 앉아서 바라보는 무대입니다.

커다란 산맥을 그리면서도 산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심지어 거기 자라고 있는 풀과 나무, 바위 같은 것들도 제대로 어울립니다. 스스로 돕는 자를 도울 뿐만 아니라 그럴 줄 아는 모든 것 - 수탉의 울음, 아파트 건물 사이를 나는 비둘기들, 저 힘찬 까치들의 지저귐이며 다 자란 보리 이삭이나 엊그제 모내기를 마친 논에 찰랑거리며 낙하하는 새벽이슬 같은 동력 動力, 아 장미를 빠뜨렸습니다. 장미가 이끄는 꽃들의 군단 群團은 무엇으로 대접해야 좋을지요. - 조화롭다는 감각을 깨웁니다. 6월은 그것이 매력인 듯하여 사람이 결혼하고 싶어지는 계절인지도 모르겠습니다.

June Bride, 6월의 신부는 어쩐지 많이 행복할 것 같습니다.



고갯마루에 앉은 세월이 반가워하며 떠올리는 옛날은 언제쯤일까 세어보는 아침입니다.

어머니는, 어머니가 인용하시던 성경 대목이 여기였습니다.

늘 그랬던 것은 아니고 가끔 뒷좌석에 타고 계신 모습이 쓸쓸해 보일 때, 일부러 옛날이야기를 꺼내곤 했습니다.

누가 보고 싶은데?

돌아갈 수 있다면 언제로 가고 싶어?

그러면 어머니는 한참 뒤적거렸습니다. 마치 가방 속에서 무엇인가를 열심히 찾는 것처럼 그렇게 당신만 아는 스토리를 꺼내놓기도 하고 벌써 몇 번이나 들었던, 이제는 처음 듣는 척하기도 어려운 이야기도 많았습니다.

10분 정도 환하게 웃기도 하면서 그때 그 사람이 되기도 하셨습니다.

그러고서는 이렇게 정리를 하셨습니다.



<사람들이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다시 살아날 때에는,

장가드는 일도 시집가는 일도 없이 하늘에 있는 천사들과 같아진다.> 마르코 12:25



그 입모양이 자세히 기억나지는 않습니다.

서운하거나 섭섭했는지, 아니면 담담했던지 분명 달뜨거나 만족스럽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당신이 아는 하느님을 당신 쪽으로 곡해하지 않는 그 신앙을 존경했습니다.

그건 내 생각일 뿐이고 그러고 싶은 것이지, 그럴 수 없어.

어머니의 옛날은 그 말씀과 함께 차창 밖으로 훌쩍 날아가곤 했습니다.

나는 응원도 격려도 반대도 하지 않고 병원에 도착하는 아들이었습니다.

내가 어머니처럼 뒷좌석에 앉아 있을 때, 내 아들이 무슨 말을 물어올까 궁금합니다.

나는 그때 성경은 말하지 않고 옛날에 할머니가 여길 지나면서 그런 이야기를 하시더라며 생각에 잠길 것 같습니다.



마침 오늘도 어머니를 모시고 병원에 가는 날입니다.

먼저 지금은 6월이라고 말해드려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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