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197

아침에,

by 강물처럼

눈이 보이지 않던 당사자도 놀라고 그것을 보고 있던 군중도 기적이라고 외칩니다.


´밖´에서 일어나는 일들은 사람들의 눈과 귀를 매혹시킵니다.


그런데 예수님 말씀이 정확하십니다. 원 포인트 레슨은 바로 이런 것이다고 보여주시는 듯합니다.



<그에게 "다시 보아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 하고 이르시니,


그가 즉시 다시 보게 되었다. 그는 하느님을 찬양하며 예수님을 따랐다. > 루카 18:42



예수님과 우리의 차이점을 배울 수 있는 대목입니다.


우리는 내가 아는 믿음을 설명하고 이해시키려고 애씁니다. 하지만 예수님께서는 ´네 믿음´을 깨우쳐 주십니다.


우리는 내 것을 기꺼이 전하겠다는 수고로움이 가득한 동작이지만 예수님은 ´거기 있잖느냐´며 가볍게 가슴에 손을 대십니다.


우리는 처음부터 나는 있는데 너는 없구나, 그러면 안 되는데, 어쩌면 좋냐면서 시작합니다.


예수님은 아이와 시선을 맞추듯이 무릎을 구부리고 먼저 평화롭고 자유로운 분위기를 만드십니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루카 18:41



상대가 원하는 것을 듣습니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것을 말합니다.


그리고 또 다릅니다.


여기는 성스럽습니다. 사람의 힘으로 따라가기 벅찰 수도 있습니다.


내가 할 것과 상대의 소원이 일치를 이루며 그것이 ´믿음´이라고 정의합니다.


우리는 먼저 말하고 가르칠 뿐이며, 게다가 말을 듣지 않으면 분노하거나 거절합니다.


우리의 방식은 빠르고 효과적일 수는 있으나 그 효과는 짧고 무엇보다도 의존적인 사람을 만들어 냅니다.


그런 식으로 나약한 ´너를´ 믿지 말고 잘 살고 있는 ´나를´ 믿으라고 힘주어 말합니다.



상대가 진심으로 바라는 것을 끄집어내는 일, 그것을 확인시키는 일이야말로 숭고하지 않습니까.


그런 말 - 모든 상황을 진정되고 한순간에 평화를 가져오는 -이 우리에게는 있습니다.



"솔직히 저는 항상 사람들한테 그래요. 일개 배우 나부랭이라고.


왜냐하면 60명 정도 되는 스태프들과 배우들이 이렇게 멋진 밥상을 차려놔요.


그럼 저는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되는 거거든요. 그런데 스포트는 제가 다 받아요.


그게 너무 죄송스러워요." - 배우 황정민 <너는 내 운명> 수상 소감.



어쩌면 어쩌면 우리는 맛있게 먹기만 하면 되는 것을 일처럼, 운명처럼 걸머지고 가는지 모르겠습니다.


왜 핏대를 세우면서 먹어야 하는지 그게 새삼 이상스럽습니다.


가을은 깊어지고 울긋불긋했던 색색이 노랗게 저물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그거 아시나요, 노란색은 기억에 좋은 약입니다.


기억하라고, 온 몸짓으로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낙엽 빛깔 저무는 곳으로 늦기 전에 한 번쯤 다녀오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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