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마주치는 것이 마음입니다. 누워 있다가도, 점심 點心을 먹다가도 마음이 거기 있습니다. 붉은 치자 열매 세 개면 한 바가지의 물이 노랗게 물이 듭니다. 그 물로 밥을 짓습니다. 마음이 밥을 입었습니다. 한 주걱 퍼 담고 자리에 앉으면 식탁에 노란 꽃들이 출렁입니다. 열매 같기도 하고 꽃 같기도 한 것을 젓가락으로 따서 입에 넣습니다. 오물오물 먹습니다. 거기 또 마음이 마중을 나와 서로 통성명을 나눕니다. 너는 그 마음, 나는 이 마음, 만나서 반갑다 그러고 있습니다. 내 속에 마음을 키운다면 내가 좀 나아질 것도 같습니다. 아무렴, 마음밭만 한 것이 또 있을까 싶습니다.
2시가 방금 지났습니다. 일요일 오후, 누구라도 한가롭고 넉넉하게 보내고 싶은 시간, 덩치가 저보다 큰 고등학교 1학년들이 앞에 있습니다. 남자아이들이 말을 잘 들으면 꽤 매력적으로 보입니다. 물론 그거야 누구나 그렇겠지만 막 힘이 세지기 시작한 수컷들을 보는 느낌은 살짝 야생적이기도 합니다. 그 힘들이 말 한마디를 도와서 같이 거닐 때 어디선가 미풍이 부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합니다. 고맙다는 감각이 내 속에서 저들 속으로 휘,
No amount of money matters if we are not healthy.
아무리 많은 돈도 중요하지 않다 / 우리가 건강하지 않으면
그 문장을 지나칠 때였습니다. 풀이 눕고 일어서는 풍경 같았습니다.
"휴대폰 꺼내 봐라."
마음과는 달리 느슨해진 마음에 물결이 일었습니다. 두리번거리면서 하나 둘 책상에 휴대폰을 꺼냈습니다.
"엄마한테 카톡 보내자. 지금 그 문장, 엄마들한테 보내 드려라. 해석도 써서."
우리 아이들은 가끔 그렇게 합니다.
좋은 문장을 만나면 무조건 엄마에게 전달합니다.
한 글자씩 손가락으로 치고 있는 그 아이들이 또 좋아 보입니다. 말을 들어준다는 것은 고마운 일이니까요.
"끝에는 ´엄마, 건강하세요. ´라고 써라."
"추접스럽게 ´선생님이 보내라고 해서´ 그런 말 쓰는 거 아니지?"
누군가 웃었습니다.
그리고 한층 밝아진 모습으로 다시 책을 봤습니다. 심심한 것을 심심하게 풀었지만 그래서 더 좋았던 순간이었습니다.
수업이 다 끝나기 전에 학생들마다 휴대폰이 한 번씩 몸을 떨었습니다.
그중에 한 아이에게 물었습니다.
"누구냐?"
"엄마요."
"뭐라시는데?"
머뭇거리는 아이 곁에 가서 직접 메시지를 확인했습니다.
"그래, 고마워. 아들, 사랑해~"
<당신은 여인들 가운데에서 가장 복되시며 당신 태중의 아기도 복되십니다. >루카 1:42
어머니인 것, 복되십니다.
마침 5월이 다 끝나갑니다.
꽃으로라도 한 번 더 감사하다는 마음을 건네고 싶습니다.
그러기에 좋은 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