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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물처럼 Nov 17. 2022

기도 49-1

지금 알고 있는 걸

2022, 1117, 목요일



<오늘 너도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더라면> 루카 19:42




그 시가 생각나는 말씀입니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내 가슴이 말하는 것에


더 자주 귀 기울였으리라


더 즐겁게 살고, 덜 고민했으리라


금방 학교를 졸업하고 머지않아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걸 깨달았으리라


아니, 그런 것들은 잊어버렸으리라




다른 사람들이 나에 대하여 말하는 것에는


신경 쓰지 않았으리라


그 대신 내가 가진 생명력과 단단한 피부를


더 가치 있게 여겼으리라


더 많이 놀고, 덜 초조해했으리라




진정한 아름다움은 자신의 인생을


사랑하는 데 있음을 기억했으리라


부모가 날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알고


또한 그들이 내게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사랑에 더 열중하고


그 결말에 대해선 덜 걱정했으리라


설령 그것이 실패로 끝난다 해도


더 좋은 어떤 것이 기다리고 있음을 믿었으리라




아, 나는 어린아이처럼 행동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으리라


더 많은 용기를 가졌으리라


모든 사람에게서 좋은 면을 발견하고


그것들을 그들과 함께 나눴으리라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나는 분명코 춤추는 법을 배웠으리라


내 육체를 있는 그대로 좋아했으리라


내가 만나는 사람을 신뢰하고


나 역시 누군가에게 신뢰할 만한 사람이 되었으리라




입맞춤을 즐겼으리라


정말로 자주 입을 맞췄으리라


분명코 더 감사하고,


더 많이 행복해했으리라


지금 내가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ㅡ 킴벌리 커버거 詩






오늘 수능 시험을 보러 가는 아이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요, 그 아이들을 배웅하는 부모님들은 또 어떤 심정일까요.


그동안 키운 것을 평가받는 것 같다는 말이 공연하게 들리지 않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상록수라는 말, 좋아합니다.


늘 푸른 나무, 그럴 수 없지만 그래 보고 싶은, 그러려고 해보는 사람들이 좋습니다.




평화를 가져다주는 것이 무엇인지 알았더라면, 전쟁을 가져다주는 것이 무엇인지도 알았을 것입니다.


과연 우리는 몰라서 그랬을까요.


내가 그때도 알고 있었던 것이 하나 있었습니다. 훗날에는 후회할 것을 그때도 알고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내 삶을 내 것으로 받아들이지 못한 탓일 겁니다. 진심이 집을 비우면 그 집은 허술합니다. 금방 무너질 것처럼 삐걱 소리를 냅니다. 진심은 나를 받치는 기둥이며 서까래이며 못입니다. 그래서 아플 때가 있습니다. 못이 잘못 박히면 세월이 지나도  아픕니다. 진심은 그렇게 나를 짓습니다. 그때 나는 그 못 하나를 모른 척 감췄습니다. 그래서 소리가 납니다. 다시 기도합니다. 다시 짓습니다.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잊지 않기를.




수험생 여러분들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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