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름도 고운 사월의 어느 날이었다. 잔디 위에 서있는 예쁜 우편함은 아니지만 우리 집 우편함에 어떤 소식이 전해졌다. 돈을 내라는 고지서도 아니고 광고도 아닌 알 수 없는 갈색 봉투에 담긴 묵직한 무엇이었다.
받는 사람을 확인하기도 전에 보낸 이가 먼저 보였다.
'올해도 탈락이구만!'
A4 한 장 분량, 솔직한 자신의 이야기를 써달라니, 부담 없이 올해도 생활문예대상에 응모하였습니다.
처음에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조심스레 봉투를 열어보았지만, N년 차가 된 지금 별다른 소식 없이 온 우편물만 보고도 결과를 알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혹시나, 어쩌면 하는 마음이 전혀 없었던 것 아니었는데......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발행인이 보내 준 엽서의 글을 읽었을 때도 있었지만, 오늘은 웬일인지 속상하지 않고 가벼운 웃음이 입가에 지어집니다.
아마도 날이 좋아서 그랬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잘 읽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