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외로움은 어디서부터 올까

by 나린

요즘 부쩍 외롭다는 말을 자주하는 나를 발견했다. 그런 나를 보며 친구는 신기하다는 듯이 물었다. “남자가 필요한거야?” 라는 물음에 “그런것 같기도해”라는 답을 했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또 그런건 아닌것 같았다. 외로움에는 반댓말이 없다는 말이 여실히 체감되는 순간이었다.


한참을 생각에 잠겨있다가 불현듯, 책상 앞에 진득하니 앉아 글을 쓰지 않은지 꽤나 오랜 시간이 흘렀음을 깨달았다. 무언가에 온 힘을 다해 마음과 시간을 쏟아내고 난 후 밀려오는 공허함에 한동안 아무것도 하고싶지 않았다. 어쩌면 지금껏 외로움이라 불렀던 것들은 나를 가득 채웠던 몰입의 대상이 사라지는 순간 탄생한 공허함의 또다른 이름이 아니었을까.


몰입과 몰입 사이의 여백의 미를 지나치게 경계하는 사람 마냥 사부작 사부작 다시금 몸을 움직여 또다른 대상을 찾아 나선다. 형체가 없는 무언가를. ‘쉼’을 사치라 여기는 날들을 다시 택한다. 바다 넘어 떠날 수 없는, 통제를 당한 연약한 몸뚱이가 주어진 삶 안에서 어떻게서든 나름대로의 자유를 누리고자 선택한 최선의 방법이었을지도 모른다. 아니 어쩌면, 더 큰 자유를 갈망하는 몸짓이었을지도.‘내가 욕망하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위해 밤낮 애써오던 지난 날들이 주마등 처럼 스쳐지나갔다. 그러다 갑자기 나의 마음에 어린 아이 같은 마음과 어른의 마음이 뒤죽박죽 섞여있는 것 같아 숨고싶어졌다. 조금은 부끄러워졌다.


그렇게 여러 얼굴을 한 채, 창작의 고통과 완성의 허무함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며 정신없이 한 해를 보냈다. 이따금 질문을 던진다. '나는 왜이런 지겨운 일을 반복하는 것일까'


스스로가 완벽히 충만해지는 상태를 찾기 위해, 또는 그 희열을 잊지 못해서, 아니면 조금 더 괜찮은 인간이 되기위해, 그것도 아니라면,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인정 받기 위해.


치열한 고뇌의 결과 끝에서도 여전히 그 사이에서 살아가길 택했다면, 내년에는 조금 더 마음이 튼튼한, 아니 따뜻한, 그래서 고통과 허무함 사이의 외로움을 조금 더 여유있게 즐길 수있는 해가 되었으면 하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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