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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린 May 09. 2022

마음의 감각

요즘 들어 타인과의 대화를 통해서 자기 인식을 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진다. 예를 들어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는 과정 속에서 내 안에 올라오는 마음을 알아차릴때 그렇다. 말은 청각이라는 감각을 통해서 인식되지만 생각보다 더 많은 부산물들을 만들어낸다.


싫증, 지겨움, 교만, 혐오, 증오, 무시 또는 안쓰러움, 연민, 동정, 설레임, 사랑 등. 청각은 청각 하나의 감각만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그 안에는 오감을 포함한 마음의 감각도 함께 존재한다. 소리와 단어, 그것이 가진 의미가 새로운 공간을 만드는 셈이다. 그래서 순간 순간 마음에서 어떤 감정들이 올라오는지 알라차려질때면 소스라치게 놀라기도 한다.


"생각보다 나는 내 눈앞에 있는 이를 많이 사랑하고있구나."

"생각보다 나는 타인에게 관심이 없구나."

"생각보다 나는 이기적인 사람이구나."

"생각보다 나는...."


이런 알아차림은 어떠한 결정을 하는데 있어 꽤나 큰 몫을 차지한다. 그래서 찰나의 순간, 머릿속으로 수만가지의 생각들이 교차할 때 일부러 마음의 온도를 조금 낮춰본다. 감정들을 걸러내는 작업을 한다. 이것은 순간이 지나지 않을 감정인가 아니면 지속될 감정인가 하고 말이다. 끊임없이 상호작용하는 삶 속에서 우린 매순간 마음의 선택을 해야 할테니까 말이다. 다시 말해 누군가를 향해 무어라 할 수 없기에 그나마 나은 최선의 선택지를 위해 마음의 점검을 하는 것이다. 때로 방패와 같은 모습으로, 때로는 호수와 같은 모습으로, 때로는 파도와 같은 모습으로 그리고 때로는 칼이나 하늘과 같은 모습으로. 시시각각 다른 모습으로 마음을 알아차린다.


결국엔 인간은 사랑도 인생도 자신에게 맞는 것을 고르며 살아갈 뿐이고, 타인이 스스로에게 어떤 존재인가도 중요하지만 우린 우리의 마음이 가장 중요할테니까.


그럼에도 일말의 사랑을 잃지 않고싶다고 생각한다.

모든 감각을 열어 조금 더 잘 들어보려고 한다.

그렇게 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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