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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린 Jun 07. 2022

나의 삶이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느껴지는 우리에게

요즘 같은 시대에 질투와 선망에서부터 자신을 분리시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지금은 온갖 SNS와 매체를 통해 자신의 삶을 보기 좋게 포장해서 보여주는 것들로 넘쳐나기 때문이다.


끝없이 쏟아지는 타인의 삶 속에서 우린 정제되지 않은 욕망을 마주한다. 그것은 삶의 가능성을 알려주는 계기가 되기도 하지만 반대로 박탈감과 같은 독약을 건네어주기도 한다. 그 속에서 우린 끊임없이 스스로를 타인과 비교를 하고 어떤 삶을 강요받는다.


외부와의 비교에서부터 출발하는 상대적 박탈감은 개인의 삶의 의미를 아주 쉽게 왜곡시키거나 추락시키기도 한다. '의미의 결여' 혹은 '의미 없음'. 이것은 상상 이상으로 무서운 함정이 된다. 그래서 나는 언제부터인가 모든 것들과 적당한 거리를 두기 시작했는데 가능한 한 개인의 삶이 무언가에 의해 휘둘리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그래야만 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우린 과거의 상처 또는 자신이 경험한 어떠한 기억을 현재의 자신과 동일시 하곤 한다. 여기서 문제는 자신을 옭아매는 문제로부터 벗어나고자 안간힘을 쓰지만 되려 더 깊이 빠져드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결국엔 같은 삶이 반복된다.


어쩌면 더 나은 삶이나 공동체는 지나치게 드러내거나 소속되는 것도 아닌 모든 것들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일지도 모른다. 자기 자신과도 말이다. 무언가를 애써 얻으려고 하거나 벗어나려고 하기보다는 한 발짝 떨어져서 차분히 삶을 관망할 필요가 있다. 거기서 한 번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다.


물론 이 작업은 결코 쉽지 않다. 한 번 파도에 휩쓸리면 물 밖으로 헤엄쳐 나오기 힘든 것처럼. 그러나 때때로 이러한 삶의 태도가 엄청난 고독과 외로움을 몰고 올지라도 삶에 대한 물음의 근본이 외부로부터 시작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과, 관조적인 삶이야 말로 자신이 원하는 삶으로 갈 수 있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아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타인의 욕망과 비교 속에 삶이 아무런 의미 없다고 하기엔 우리의 생이 지나치게 아까우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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