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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J May 19. 2022

Ep 6: 과학자

과학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사람

여느 가정에서 그러했듯이 어머니께서는 백과사전, 과학 서적 등을 많이 구매해 주셨고, 이에 부응하듯 글쓴이는 틈만 나면 책을 가까이했다. 그 덕분에 다양한 지식들을 섭렵할 수 있었고, 자연스레 인류에게 큰 부흥을 가져다준 과학이라는 학문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는 나에게 질문을 던지셨다.


"아들아, 아들은 나중에 커서 뭐가 되고 싶니?"

"음.... 저는 과학자가 되고 싶어요."

"과학자는 공부를 엄청 잘해야 될 수 있는데?"

"공부 더 열심히 해서 더 잘할 거예요."

"아들은 돈 많이 벌고 싶니?"

"네.... 전 돈 많이 벌어서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어요."

"그렇구나, 그런데 과학자는 돈을 많이 못 번단다."

"...................."

"왜 돈을 많이 못 벌죠?"

"과학자는 돈보다는 연구와 개발을 하는 직업이라서 그렇단다."

"...................."

"그럼 무슨 직업이 돈 많이 벌어요?"

"사업가들이 돈을 많이 번단다."

"사업가요? 사업가는 뭐예요?"

"본인의 회사를 만들어서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들을 사업가라고 한단다."

"그럼, 저는 사업가가 될래요."

"대통령은 어떻니?"


그날이 아직도 눈앞에 선하다. 천진난만하게 거실 바닥에 배를 깔고 누워서는 어머니와 대화를 나누던 기억이.... 그 시대만 하여도 우리와 같은 평범한 가족들의 시선에는 과학자가 그렇게 선망 있는 직업이 아니었기에 내가 그 직업을 가지는 것이 싫으셨을 수도 있으셨을 것이다. 전 세계에서 라인강의 기적 이후로 유일하게 한강의 기적을 이뤄낸 한국이지만, 개발도상국에서 과학자로서의 삶은 그 길이 넓지도 않을뿐더러 그리 녹록지 않았음을 알려주고 싶으셨을까?


그렇게 나는 어머니의 조언에 따라 그날 이후로 과학자의 꿈을 접었다. 그와 더불어 자연스레 공부를 열심히 해야만 하는 목적성도 많이 상실하게 되었다. 


'옛날 돌아가신 분들의 이름을 왜 외워야 하지? 그들의 이름을 알면 나의 인생에 도움을 주나?'

'내가 왜 무슨 사건이 일어났던 연도를 기억해야 하지? 흐름만 알면 되는 것 아닌가?'

'누군가가 명명한 사건이나 혁명들의 이름은 왜 외워야 하는 거지?'


사회 과목은 나에게 많은 의구심을 일게 만들었고, 자연스레 효율적이지 못하다고 생각되었던 과목들은 성적이 곤두박질칠 수밖에 없었다.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과거는 미래의 거울이다.'

'동물은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


인류의 역사는 큰 맥락에서 되풀이되고, 과거에 일어났던 일들을 통하여 미래를 대비하고, 그 대비를 함으로써 발전을 하는 반복의 역사이다. 그러한 과정 속에서 위인이 나타나고 그 영웅들은 역사의 발자취에 이름을 남김으로써 후세에 길이길이 기억된다. 모든 동물들은 본능적으로 자신들의 DNA를 후세에 남기고 싶어 한다. 인간 역시 종족 번식의 욕구가 있지만 그와 더불어 자신이 기억되기를 바란다. 그러한 욕심과 욕망 때문에 후세에는 더 많은 기록들이 남겨질 것이고, 인류가 이 지구 상에 살아있는 한 외워야 할 주요 사건과 인물들은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다. 


옛 선조들의 지식과 경험을 흡수하는 행위는 실로 즐겁다. 하지만 그들 한 분 한 분의 전기를 연도부터 사건까지 외우는 것은 시험 문제를 만들고 평가를 하기 위한 비효율적인 행위로 밖에 느껴지지 않는다. 


'주객이 전도된듯한 시험을 위한 공부에 염증을 느낀다.'


이 효율적이지 않은 주입식 교육체계의 허점은 초등학교 4학년 이후 심화되어 상위권이던 나의 성적은 중하위권으로 전락한다. 나는 한 가지 간과한 것이 있었다. 한국에서 성적은 행복 순이자, 미래 성공의 열쇠라는 사실을 말이다. 추후 한 사회의 시스템에 반항했던 나의 행동은 나에게 독이 되어 돌아왔다.


'시스템에 맞서 싸워 이길 자신이 없다면,
 하라는 대로 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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