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 후 첫 휴가 그리고 첫 인터뷰

번아웃 후 휴식 - 144일 차; 퇴사 39일 차

by Nana

첫 번아웃이 와서 휴직계를 낸 지도 144일, 퇴사를 한지도 벌써 39일 차가 되었다.

마치 학생 때 방학을 보내는 마냥 일을 안 하니 시간이 더 빨리 가는 거 같기도 하다.


퇴사를 한 그 주에 우리는 남편의 나라로 한 달 동안의 휴가를 갔고,

처음으로 재택으로도 일하지 않고 완전한 휴가를 즐길 수 있었다.


첫 일주일은 코로나 때문에 우리의 미루고 미뤄온 허니문이었는데,

신랑은 좋은 호텔을 찾고 태어나서 처음으로 미슐랭 레스토랑까지 검색해 가며 좋은 곳들만 데려가고 맛있는 걸 사줬다. 그리고 간 리조트에선 따뜻한 해변, 수영장에서 좋은 시간들을 보내고 맛있는 음식들도 많이 먹었다.


리조트에서 돌아와 몇 달 만에 뵌 시엄마 시아빠는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라면 슈퍼마켓 몇 군데를 들려서라도 구해주시고, 맛있는 걸 먹고, 크리스마스 선물도 한가득 받았다.


퇴사 직후에 먼저 퇴사한 친구와 대화하다가 내가 퇴직한 이유가 번아웃 때문이라면 우리 주에서는 실업수당을 받을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되어서 여행 틈틈이 이력서도 제출하다가 여행 중반 즈음 면접을 보자는 이메일을 받게 되었다..!


퇴직하고 매주 3군데 회사에 넣었는데 한 개면 많은 건 아니었지만 연말이고 많은 회사들이 연말엔 잠시 새로운 사람 뽑는 걸 멈추는 걸 고려했을 때 이 한통의 이메일은 기분 좋은 서프라이즈였다.


연락 온 곳은 우리 동네 시티홀 (시청), 직급은 내 현직급과 같은 직급이고 재택이 아니라 하이브리드지만 도보 15분이면 갈 수 있고 연봉도 심지어 퇴사한 회사보다 높고 공무원이라 나중에 연금도 쏠쏠하지 사기업과 달리 잘릴 걱정도 거의 없고 특히 우리 아빠는 내가 공무원 했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노래를 불렀는데 아빠 소원을 이루워줄수 있는 기회였다.


다행히도 거기서 먼저 제안한 날짜들이 내가 휴가 다녀온 그 주라서 바로 인터뷰를 날짜와 시간을 잡고 그저께 드디어 인터뷰를 보고 왔다.


대학 다니면서 지원했던 첫 직장을 제회 하곤 첫 대면 면접이었는 데다가 심지어 4대 1 (내가 1)로 하는 인터뷰는 처음이라 너무 긴장됐다. 같은 직급이긴 하지만 어쨌든 정부 관련은 내가 해보지 않은 분야였고 걱정이 많았지만 오히려 너무 긴장이 되서였는지 인터뷰 전날 바짝 검색하며 인터뷰 준비하고 대담하게 인터뷰에 가버렸다.


도착한 시청은 대학시절 아르바이트했던 커뮤니티 센터와 너무나도 닮아있었다. 내 마지막 알바는 우리 학교 캠퍼스 내에 있던 커뮤니티 센터로 전체적으로 우드톤에 모던하면서 따뜻한 느낌의 공간이었다. 캠퍼스 내에 있었지만 우리 학교 학생들 뿐 아니라 동네 꼬마 아이들, 바로 옆에 있던 고등학교 학생들, 동네 어르신들이 주로 찾던 공간이었는데 나는 그 알바가 참 좋았다. 내가 했던 일은 프런트데스크 리셉셔니스트였는데 바쁜 시간이 드물고 사람들과 소소하게 수다 떨며 도와주고 바쁘지 않은 시간엔 여유롭게 컴퓨터로 시험 공부하고 과제하던 나의 돈 받고 공부하는 도서관 같은 존재였다.


그런 좋은 기억이 있는 공간과 닮아있는 시청이 긴장했던 나를 조금은 달래 주었고, 또 도착하자마자 처음으로 대화했던 리셉셔니스트 분도 중년의 백인 여성 분이었는데 친절하고 너무 좋았다. 내가 대면 인터뷰가 (거의) 처음이라 이력서를 뽑아 와야 하나 했는데 프린터가 갑자기 안돼서 USB에 담아와서 물어봤는데 걱정하지 말라고 필요하다면 뽑아줄 수 있지만 인터뷰하는 사람들이 다 가지고 있을 거라고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해주었다.


그렇게 10-15분 남짓 기다리다가 들어간 인터뷰장엔 4명의 사람들이 있었는데 나를 안내해 준 사람은 한국인 또래였고 나머지 세명은 연세가 지긋한 분들이었는데 모두들 따뜻하고 인터뷰 내내 엄마 미소를 보내주어 엄청난 긴장감을 가지고 시작한 인터뷰였지만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저번주와 다음 주에도 인터뷰가 더 있다며 결과는 다음 주 초에 나온다고 했는데,

부디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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