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한 엄마보다 행복한 엄마.

쓰러져서 알게 된 것, “충분히 좋은 엄마”로 살아보기.

by 이가인nasarangm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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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엄마보다, 행복한 엄마."


그 말을 처음 입 밖으로 꺼냈을 때,
사람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그게 맞아요."


그렇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그 말을 가장 믿지 못하는 사람이
나라는 것을.




힐러마미에서 나사랑맘으로


북테러피 모임에서였다.
심리상담사 토닥쌤이 물었다.


"닉네임을 정해볼까요?"


그때 나는 ‘힐러마미’로 활동하고 있었다.
Healer Mommy. 치유하는 엄마.


힘든 몸과 마음을 안고 사는 사람들이
눈에 자꾸 밟혔다.
도와주고 싶었다.


그래서 체형교정운동을 배웠고,
강사가 되었다.


그런데 나는 의사가 아니었다.
알려줄 수 있는 것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었다.


그러다 깨달았다.


몸을 돌보려면,
우선 나를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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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돌보기 시작하면서
마음이 조금씩

좋아지기 시작했다.


이제는 안다.
몸과 마음은 하나라는 것을.
어느 하나,

연결되지 않은 곳이 없다는 것을.


그래서 바꿨다.
힐러마미에서 ‘나사랑맘’으로.


남을 돌보기 전에,
먼저 나를 사랑하는 엄마가
되기로 했다.




병원 침대에서 멈춰 선 시간

주변에서 말하기 시작했다.


"가인님 많이 변한 것 같아요.
예전에는 고3 수험생처럼
늘 바쁘고, 늘 열심히만

사는 사람 같았어요.


요즘에는 내면과 외면을
모두 가꾸는 사람 같아요."


예전의 나는
욕심이 너무 많았다.


돈을 벌어야 했고,
성과를 내야 했고,
시간을 들이면

눈에 보이는 결과가

나와야 한다고 믿었다.


쫓기듯 살았다.
늘 무언가에
압박받으며 살았다.


그러다 폐렴에 걸렸다.


병원 침대에 누워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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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소용없구나.


내가 나를 챙기지 않고는
누구를 도와줄 수도 없고,
돈을 벌 수도 없다는 것을.


건강을 잃으면

손에 쥐고 있던 것들이

순식간에 흩어질 수 있다는 것을.


나는 내 손에 다 담기지 않는 것들을
가득 쥐려 애쓰고 있었다.

그게 내 손을
서서히 태우고 있는 줄도 모르고.




내려놓기, 그리고 80%의 삶


그 이후로
많은 것을 내려놓기 시작했다.


배우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돈을 더 벌고 싶은 마음까지.


그 모든 마음을.


꽃과 나비 북클럽에서
모임장님이 말씀하셨다.


"포기의 기술이 필요할 때예요."


그 말이 허락처럼 들렸다.
내려놓아도 괜찮다는
표지판처럼.


그때부터 내 안을
조금씩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내가 진짜 원하는 게 뭔지.
이런 삶이

정말 나에게 맞는지.


처음으로 나에게 물었다.


사실, 답은

이미 알고 있었다.




나는 지금
예쁜 아이들을 키우고 있다.


몸으로 힘들 수도 있고,
정신적으로 힘들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지금 이 순간들이

참 고맙고
아주 행복하다.


물론 위기는 온다.


내 멘털과 체력이
약해졌을 때.


그럴 때면
아이들 행동이
더 크게 느껴지고,


나도 모르게
아이들에게 목소리가
높아질 때가 있다.


이게 아닌데.
아이들이 무슨 잘못이야.


어른의 마음이 무너질 때,

그 공기가

아이들에게도 전해질 수밖에 없다는 걸

점점 더 느낀다.


요즘엔 그래도
알아차린다.


‘내가 힘들구나.
그래서 아이들에게
짜증을 내고 있구나.’


그 순간,
선택할 수 있다.


계속 혼낼 것인가,
잠시 멈출 것인가.




시간은 유한하고, 쉬는 것도 일이다


이제는 안다.


휴식이 필요하다는 걸.
시간을 버리는 게 아니라,

나에게 건네는

선물이라는 것도.


선택과 집중을
잘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도.


뽀모도로 어플을 깔았다.


25분 집중,
5분 휴식.


그렇게 반복하니
오히려 생산성이
더 높아졌다.


쉬는 것도
일의 일부였다.




"시간은 유한하다."


예전의 나는
그걸 깊이 느끼지 못했다.


마냥

나중에 해도 될 것 같았다.


미룰 수 있는 건
최대한 미루고,
하기 싫은 건
뒤로 밀어두곤 했다.


그러는 사이,
해내지 못한 일들이
마음 한편에
빚처럼 쌓여 갔다.


이제는 안다.


시간은 유한하고,
지금 이 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할 수 있을 때 하자.
지금, 여기서.




아이들과 함께 배우는 행복한 엄마


아이들과 있을 때는
폰을 최대한
적게 보기로 했다.


아이들이 크는 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으니까.


사랑스러운 아이들.


이 아이들처럼

눈앞의 것에

온전히 집중하고,

현재를 있는 그대로 즐기는 사람이

되고 싶다.




여전히 꿈꾼다.


내가 사랑이 가득한 사람이 되고,
각자의 자리에서

조용히 버티고 있는 사람들에게

작은 숨 쉴 틈을

건네는 것을.


그런데 이제는 안다.


그러려면 먼저
나를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완벽한 엄마보다
행복한 엄마."


이 말이 이제야
조금 이해가 된다.


완벽하려고 애쓰다 보면

먼저 내가

바닥나 버린다.


그래서

80%만 해도 괜찮다.


그게 나를 지키는 일이고,
나를 지켜야
아이들도 지킬 수 있다는 것을.


어제보다 나은 엄마면 충분하다


여전히
100%를 하려고 할 때가 있다.
여전히
나를 못 챙길 때가 있다.


그래도 예전과 다른 건,
이제는 알아차린다는 것이다.


‘아, 지금 내가
무리하고 있구나.’


그걸 아는 것만으로도
많이 다르다.


모든 것의 시작은
알아차림이잖아.


나는 그걸
매 순간 연습하는 중이다.


어제보다 나은 엄마.


그걸로 충분하다고
스스로에게 말한다.




지금 이 순간.


셋째를 뱃속에 품고,
두 아이를 키우며,


나는 나를
사랑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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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툴지만,
천천히.




앞으로의 나에게.


지금 이대로

충분해.
정말 잘하고 있어.


많이 성장하지 않아도

괜찮아.


그래도 어제보다
조금은 더 나은 네가
되고 있잖아.


조금씩 천천히,
놓지 않고
꾸준히 하는 거.


그거면 됐어.


나는 나를
사랑해 주기로 했다.


내가 없으면
우리 가족이

힘들잖아.


가족마다
에너지의 기둥이
있는 것 같다.


그게 엄마인 집이

참 많다.
우리 집도
그런 것 같다.


내가 지치면

모두가 함께

지쳐 버린다.


그래서 나는
나를 가꾸고 사랑하고,
우리 가족을
돌보기로 했다.


무엇보다도
내가 제일 먼저여야 해.


완벽한 엄마는 못 되겠지만,
행복한 엄마는
될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의 나는
그 믿음을
조금씩 배우는 중이다.




안녕하세요. 나사랑맘입니다.


한때는 ‘완벽한 엄마’가 되는 게 아이에게 최선이라고 믿었어요.


하지만 완벽을 꿈꿀수록 먼저 부서지는 건 늘 나였고,

그런 나 곁에서 아이도 함께 지쳐가고 있었지요.


이제는 “충분히 좋은 엄마”면 된다고,

하루에도 몇 번씩 스스로에게 말해 봅니다.


이 글은 그런 연습의 한 조각이에요.


혹시 이 글이 누군가의 새벽이나 밤에 닿는다면,


그 시간만큼은

당신도 조금 느슨해져도 괜찮다고,

같이 속삭여 주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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