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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시바 May 21. 2020

생각의 종류에 따라
전파 대상과 속도가 달라진다

이렇게 누군가로부터 생각을 습득하거나 스스로 생각을 만들어낸 사람은 그것을 자신과 연결된 사회적 네트워크에 전달할 수 있습니다. 생각을 누군가에게 전달하는 것 또한 우리의 욕구 중 하나를 만족시키는 행동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가족, 친인척 들과 유용한 생각을 공유함으로써 나와 연관 있는 유전자가 더 안전하게 퍼지는 것을 도울 수 있고, 친구들과 지인들에게 유용한 생각을 공유함으로써 존중 욕구나 자아실현 욕구를 충족할 수도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우리가 갖고 있는 생각의 종류가 매슬로의 욕구 단계론  어느 단계에 해당될  있는 것이냐에 따라  생각을 전파하는 대상과 전파 속도가 많이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욕구 단계 중 1단계 생리적 욕구부터, 2단계 안전 욕구, 3단계 소속 및 애정 욕구, 4단계 존중 욕구에 속할 수 있는 생각은 가급적 나와 생물학적으로, 감정적으로 가까운 사람들(가족과 친척, 가까운 친구)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단계에 속한 생각들은 생존에 도움이 되고, 사적인 영역의 생각들이기 때문에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하는 것보다는 나와 가까운 사람들에게 우선 전달하길 바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제가 이번에 발생한 코로나19 관련하여 위생과 관련된 중요한 정보를 얻었다면 저는 누구에게 가장 먼저 이 정보를 전달하려고 할까요? 제가 유명 인플루언서를 꿈꾸는 사람이거나 유튜버가 아닌 이상 가장 먼저 가족들에게 전파하고, 그다음 가까운 친구들에게 전파할 것입니다.


반대로 내가 갖고 있는 생각이 5단계 인지적 욕구나 6단계 심미적 욕구, 7단계 자아실현 욕구, 8단계 자아초월 욕구 등에 속하는 것이라면, 저는 생물학적으로 가까운 사람들보다는 문화적으로 가까운 사람들 또는 불특정 다수에게 이 생각을 전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예를 들어, 앞서 예를 든 것처럼 물리학자인 제가 양자역학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접했다면 이것을 가족들에게 먼저 전달할까요? 아니면 만난 적은 없지만 공통의 관심 주제에 빠져 있는 학자들에게 먼저 전달할까요? 아무리 물리학자의 가족들이라고 해도 물리학에 관심이 있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을 테니 당연히 저는 생물학적으로 저와 가까운 사람들보다는 물리학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생각을 전파할 것입니다.


이렇게 그 생각이 어떤 욕구 단계에 속하는 생각이냐에 따라 단순히 전달하는 대상만 다른 것이 아닙니다. 전파 속도 또한 아주 큰 차이를 나타낼 수 있습니다. 욕구 단계의 1~4단계에 속한 생각들은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생존에 도움을 주고 감성에 호소하는 생각들이기 때문에 이를 전달받은 사람들은 가족과 친구들에게 아주 빠른 속도로, 그리고 직접적인 방법으로 전달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중요한 정보를 모르면 위험한 일이 생길 수도 있는 상황이라면 이것을 천천히, 간접적인 방법으로 전달하려는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반대로 욕구 단계의 5~8단계에 속하는 생각들은 삶의 목표를 이루거나 문화적으로 교류하기 위한 생각과 정보들이므로 1~4단계에 속한 생각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천천히, 그리고 직간접적인 방법들이 혼합되어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가 가진 생각이 아주 드문 사람들만 알아볼 수 있는 생각이고, 또 그 생각을 원하는 사람이 누군지 찾기 쉽지 않다면 어쩔 수 없이 불특정 다수에게 전파하는 수 밖에는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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