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알 수 있듯이 우리가 갖고 있는 욕구는 욕구의 단계에서 상위 단계로 올라갈수록 사람마다 크게 다른 모습을 갖추게 됩니다.
생리적 욕구, 안전 욕구, 소속 및 애정 욕구, 존중 욕구 등은 모든 문화권의 사람들에게 유사한 형태를 띠겠지만, 인지적 욕구, 심미적 욕구, 자아실현 욕구, 자아초월 욕구 등은 각 문화권마다 형태가 조금씩 다르고, 어떤 한 사람이 어떤 직업을 갖고 있느냐, 관심사가 무엇이냐에 따라 다를 것입니다.
이렇게 사람마다 다른 욕구를 갖게 되는 것은 우리의 성장과정을 통해 이해할 수 있습니다. 갓 태어난 아기에게는 생리적 욕구 밖에는 없는 상태이고, 자신의 상태에 대한 표현도 좋음 / 보통 / 나쁨 이렇게 세 가지 밖에는 없는 상태입니다. 하지만 아기가 점차 뇌가 발달하고, 여러 가지 학습을 수행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자신이 안전한 상태인지, 불안전한 상태인지를 구분할 수 있게 되고(안전에 대한 욕구), 부모, 형제, 가족, 친구 등 관계가 세분화되고 넓어지면서 소속 및 애정 욕구가 생기기 시작합니다. 아이가 점점 더 다양하고 심도 있는 지식을 배우기 시작하면서 기존엔 모르고 지내던 것들을 하나씩 배우기 시작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만의 삶의 목표가 생겨나고 이상향을 꿈꾸게 되는 것입니다.
즉, 우리가 무언가를 더 많이 경험하고 학습할수록 낮은 단계에서 더 상위 단계로 욕구가 성장하는 한편, 더 다양하고 자세한 욕구로 분화됩니다. 그리고 이렇게 성장한 욕구는 다시 우리의 능력을 성장시키는 촉매 역할을 수행합니다. 학습은 욕구를, 욕구는 발달을 일으키며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소속과 애정에 대한 욕구가 적은 저 같은 사람에게는 인간관계를 세분화시키고 관리하는 것이 아주 큰 스트레스인 한편, 사람을 구분하는 단위도 아주 간단한 가족, 친구, 직장 동료 정도 수준에서 성장이 멈추고 맙니다. 하지만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중개자 역할을 하고, 아주 많은 사람들을 알고 지내는 사람들은 사람을 구분하는 단위도 아주 상세하게 분화할 수 있습니다. 친인척 관계도 상세히 알고, 직장 동료나 친구에 대한 구분도 아주 상세히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런 사람은 소속 및 애정 욕구, 존중 욕구가 강할 뿐만 아니라, 자아실현 욕구나 자아초월 욕구 자체가 인간관계와 연결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이처럼 우리가 무언가에 대해 반복적으로 노출되고 학습을 수행하여 그 분야에 더 친숙해지고 능력이 발달하는 것을 인지적 유창성(Cognitive Fluency)이 발달한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