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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시바 May 21. 2020

잘 전파되는 생각에는
어떤 특성이 있는가

하지만 어느 단계에 속한 생각이든 간에 그 생각에 대한 수요를 갖고 있는 사람들 간에 전달된다고 해서 그것이 무조건 쉽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생각과 정보는 그것을 잘 모르는 사람에게 전달되어도 쉽게 달라붙는(받아들여지는) 반면, 어떤 생각과 정보는 그것이 아무리 훌륭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해도 다른 사람에게 잘 달라붙지 않을 수 있습니다.


우리 일상 속에 숨겨진 인지과학적 이론을 흥미진진하게 설명하는 작가 칩 히스(Chip Heath) / 댄 히스(Dan Heath) 형제는 저서 <스틱(Stick)>을 통해 어떤 메시지는 사람들에게 쉽게 전파되는 반면, 어떤 메시지는 잘 전파되지 않는 것인지 설명했습니다. 그들은 잘 전파되는 메시지, 즉 영미권에서 끈끈한 메시지(Stiky Message)에는 다음과 같은 여섯 가지 특성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1. 단순성 (Simplicity)

메시지는 단순하되 요약문 형태가 되어서는 안 된다.

단순한 메시지에 많은 내용을 넣기 위해서는 다양한 해석을 할 수 있도록 표현하고,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것으로 쉽게 상상할 수 있도록 익숙한 것들이 연상되어야 하며, 감정 이입을 할 수 있는 메시지여야 한다.

가장 이상적인 형태는 속담으로써, 이처럼 단순하면서 동시에 심오해야 한다.

또 다른 예로는 기자들이 기사의 핵심을 뽑아 제목을 만드는 것을 들 수 있다. 이때 핵심은 기자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이 듣고 싶어 하는 것을 찾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전문성으로 인해 메시지에 자세한 내용을 넣고 싶은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2. 의외성 (Unexpectedness)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메시지가 사람들의 예상을 깨야만 한다.

단순히 놀라움을 불러일으키는 것뿐만 아니라 흥미와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어야 한다.

의외성은 예측을 빗나가게 만들면서도 한편으로는 예측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역사 수업에 아이들이 계속 집중하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오랜 시간에 걸쳐 사람들의 지식에 구조적인 '공백'을 만들어주면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다. 그런 다음 그 공백을 채워줘라.


3. 구체성 (Concreteness)

스티커 메시지는 구체적이고 상세한 이미지들로 가득하다. 왜냐하면 우리의 두뇌는 구체적인 정보를 더 잘 기억하기 때문이다.

구체적인 내용은 듣는 사람이 이미 알고 있는 무언가와 연결될 때 힘을 발휘한다.

구체적인 내용은 메시지의 신뢰도를 높여준다.

속담은 대개 추상적인 진리를 구체적인 언어로 표현한다. 예를 들어, "손안에 든 새 한 마리가 덤불 속 두 마리보다 낫다."를 보라


4. 신뢰성 (Credibility)

메시지를 전파하고 싶은 사람은 사람들이 메시지를 스스로 실험해 볼 수 있도록, 즉 '구매 전에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도와줄 방법을 찾아야 한다.

사람들은 무엇에 관해 예를 들 때 본능적으로 큰 숫자를 내미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많은 경우 가장 잘못된 접근 방법이다.

1980년 미국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레이건은 경기 침체를 입증하는 증거로 복잡하고 큰 통계적 수치 대신 유권자들에게 이렇게 물었다. "여러분, 투표를 하기 전에 마음속으로 한 번만 물어보십시오. 과연 나는 4년 전보다 잘 살고 있는가?"


5. 감성 (Emotion)

우리가 말하는 메시지를 상대방이 중요하게 받아들이게 만들려면 무언가를 '느끼게' 만들어야 한다.

우리는 익숙한 존재에게서 감정을 느끼는 반면, 추상적인 개념에게는 아무런 느낌도 받지 못한다.

가장 어려운 점은 자극해야 할 적절한 감정을 찾아내는 것이다.

'왜?'라고 물어보는 것이 지식의 저주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된다.


6. 스토리 (Story)

우리가 전하는 메시지대로 상대방이 행동하게 하려면 스토리를 들려주라. 예를 들어, 소방관들은 출동할 때마다 서로의 경험을 이야기하며 스토리를 교환한다.

스토리는 시뮬레이션을 할 수 있게 해 준다. 특정 상황에 대해 머릿속으로 미리 예행연습을 해두면 실제로 그런 상황이 닥쳤을 때 훨씬 유용하고 효과적인 행동을 취할 수 있다고 한다.

스토리는 단순한 정보 한 가지를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정보와 상관없는 상황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교훈을 준다. 예를 들어, 복사기 수리공들이 단순히 'ㅇㅇㅇ에러 메시지'는 어떤 식으로 고치면 된다는 정보만 교환한다면 그 정보는 그 이상 확장해서 활용하기 어렵다. 하지만 'ㅇㅇㅇ에러 메시지' 때문에 A라는 상황인 줄 알았는데 몇 시간 동안 고생하고 보니 그것은 측정 기계의 오류였고, 사실 그건 B라는 방법으로 처리했어야 된다는 스토리를 전달하면 그 스토리는 측정 기계를 맹신하면 안 된다는 교훈까지 준다.


히스 형제가 설명하는 끈끈한 메시지의 여섯 가지 특성은 결국 우리가 쉽게 흥미를 갖고, 쉽게 기억하는 생각의 인지적 특성을 잘 설명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쉽게 흥미를 갖고, 쉽게 기억하는 생각은 다음과 같은 특성이 있습니다.


1. 감정을 자극하는 것

2.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는 정보 또는 생각과 연결될 수 있는 것(인지적 유창성이 높은 것)

3. 기억 속에서 쉽게 떠올릴 수 있는 것

4. 그것이 지속적으로 쓸모가 있는 것

5. 기존에 그와 유사한 정보 또는 생각이 있었더라도 그것을 대체할 수 있는 더 그럴싸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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