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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시바 May 21. 2020

결국 허브의 선택이
성공을 좌우한다

결국 지금까지 설명한 허브의 영향력으로 인해 어떤 생각이 널리 퍼지느냐 마느냐를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허브에게 선택을 받느냐 받지 못하느냐로 나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 되었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생각이 탄생한다고 하더라도 허브의 선택을 받지 못한다면 얼마 퍼지지 못하고 끝날 수 있는 것입니다.


<해리포터> 시리즈의 작가 J.K.롤링은 <해리포터>의 초고를 보낸 처음 12곳의 출판사로부터 출간을 거절당했던 것으로 유명합니다. 또한,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원작 소설은 38번이나 거절당했으며, 우리가 알고 있는 많은 성공작, 성공한 인물들이 허브의 선택을 받지 못할 뻔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프린스턴 대학의 사회학자 매슈 살가닉(Matthew Salganik)은 왜 이렇게 어떤 작품은 성공을 하고 어떤 작품은 실패를 하는가에 대해 살펴보기 위해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웹사이트를 만들어 실험을 해보았습니다. 살가닉은 무명 아티스트들의 음악을 듣고 무료로 다운로드할 수 있는 웹사이트를 만들어 1만 4천 명 이상의 사람들이 어떤 음악을 잘 듣는지 확인을 해보았습니다. 이때 사람들이 어떤 음악을 골라 들을 때마다 각 노래에는 다운로드 횟수가 표시되었고, 이를 통해 인기 차트가 제공되었습니다. 그 결과 가장 높은 청취를 선택받은 곡은 다른 사람들이 가장 많이 다운로드를 했던 곡이었습니다.


여기까지는 흔히 예상할 수 있는 평범한 결과였습니다. 하지만 살가닉은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사람들의 집단을 무작위로 선택하여 8개로 나누어 각 집단의 인기차트를 분리하여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결과 8개의 집단은 사람들이 모두 랜덤 하게 배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인기차트가 유사하게 구성되는 것이 아닌 각 그룹마다 독립적으로 구성되기 시작했습니다. 쉽게 말해 어떤 그룹에서 인기가 있는 곡이 다른 그룹에서는 인기가 없었던 것입니다. 초기에 벌어진 아주 작은 차이가 점차 빈익빈 부익부 현상을 일으킨 결과 8개 집단의 인기 차트는 서로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이와 같은 결과는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아주 흔히 일어나고 있습니다. 실제 대중음악 가수들이 음원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어떻게든 음원차트 100위 안에 들기 위해 음원 사재기를 하는 현상이 바로 그것입니다. 일종의 허브라고 할 수 있는 음원차트에 선택받지 않고서는 음악을 널리 알리기가 너무도 어렵기 때문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벤처투자 자금들이 플랫폼 서비스들로 몰리는 것도 결국 특정 분야의 허브 지위를 선점하는 것이 그만큼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합니다. 이제는 그야말로 사람들을 모으는 것이 곧 돈이자 힘이 되는 세상이 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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